현대重지주, 1300억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창사 이래 처음

48만8000주···배당성향 70% 이상 유지

2020-02-06     주진희 기자
현대중공업지주는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 아울러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유지해 주주가치를 높여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48만8000주를 취득 후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총 3%로, 예정금액으로는 약 1290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7일부터 5월 6일까지 총 3개월로, 매입 후 바로 소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12월 사우디 아람코에서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대금 1조4000억원을 받았고, 주요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3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다. 이 같은 이력을 미뤄봤을 때 현대중공업지주가 이번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70% 이상 유지하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한 주당 1만8500원으로 책정됐으며 배당금 총액은 2705억원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주주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매출액 26조6303억원, 영업이익은 66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와 22.6% 각각 감소한 규모다. 순이익은 1153억원으로 59.4% 줄었다. 4분기 실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액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6조78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0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63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현대글로벌서비스 매출이 늘었지만 현대일렉트릭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매출액 15조1826억원 전년에 비해 15.4% 늘었고, 영업이익은 2902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4814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순이익도 2131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 실적으로는 영업이익의 경우 1699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손실 2464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4조3420억원으로 19.2% 늘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환율하락으로 조선부문 실적이 소폭 감소했으나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체인지 오더(공사 추가 및 변경 계약)가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