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리은행장 적임자" PT 심혈에···그룹임추위 최종결정 '고심'

세 후보자 치열한 발표에 회의시간도 부족···최종 결정 31일로 미뤄

2020-01-30     박시형 기자
(왼쪽부터)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세 명의 후보자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는 후보자 평가에 회의 시간이 부족할 정도여서 최종 결정하기로 한 일정을 31일로 미룰 정도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우리은행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과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당초 그룹임추위는 지난 29일 최종후보를 결정한 뒤 오는 31일에는 자회사 대표이사를 추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행장 후보들이 철저하게 준비하면서 PT 시간이 예상 외로 길어지면서 임추위원들간 회의 시간이 부족해졌다. 결국 최종 후보 추천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한 임추위원은 "후보당 시간이 너무 길어져 토의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임추위원들은 임원 후보들의 PT를 들은 뒤 질문을 던진다. 이 때 심층적인 질문을 계속 던져 후보자들의 계획을 듣고 판단한다.

이번 PT에서는 후보들이 임추위원들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을 하면서 PT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앞에 놓인 이슈 등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하고 준비했다는 의미다.

특히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은 과거처럼 은행 내 경쟁이 아닌 현 소속이 분산돼 있어 이들을 돕는 직원들도 소신껏 더 치밀하게 각자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들의 생각도 복잡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행장을 선임할 때 특출난 인사들이 있었는데 이번 임추위에서는 후보들의 자질이 모두 비등비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그룹임추위 토의 과정에서 임추위원들은 특정 후보에 쏠리지 않고 의견이 팽팽하게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여느 임추위처럼 답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게 아니라 임추위원들이 주도해 은행에 가장 도움이 될만한 인사를 추천하려 한다"며 "후보자들도 철저하게 준비해 유력 후보를 꼽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