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의 신뢰 지킨 CJ제일제당···자산매각에 증권가도 긍정 평가

2019-12-10     박조아 기자
CJ제일제당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CJ제일제당이 1조3000억원 가량의 부동산 및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의 이번 자산매각 결정에 대해 수탁자책임이행(스튜어드십코드) 활동에 있어 회사와 기관투자자간의 신뢰를 지킨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4월  수탁자책임이행(스튜어드십코드) 차원에서 CJ제일제당에게 순차입금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서면질의를 보냈고 CJ제일제당은 비핵심 자산에 대한 유동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국투자신탁은 CJ제일제당 주식 1억1만9000주를 보유하며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삼성자산운용(1억2만5000주)에 이어 두번째로 이 회사에 대한 투자 규모가 큰 곳이다. 
  
10일 CJ제일제당은 서울 가양동 토지와 건물을 8500억원에 매각하고 서울 구로구 공장부지를 2300억원에, CJ인재원 한동을 528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1조1328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가양동 토지의 경우 KYH유한회사를 신탁 수익자로 설립해 연내 매각대금을 지급받는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창개발과의 매각 협상을 KYH유한회사가 맡게 되는 구조다. 협상 결과에 따라 매각 대금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양동 부지는 바이오연구소가 있던 위치로,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지역 10만3049㎡ 규모다. 

서울 구로구 공장 토지와 건물은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자산유동화를 추진하며 거래상대자는 와이디피피 유한회사다. CJ인재원은 계열사인 CJ ENM에 매각키로 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11월 미국 냉동식품기업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를 인수하면서 매매대금 1조8867억원(지분 70% 인수) 가운데 5500억원을 차입으로 조달했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에 있어 그간 부담을 안아 왔다.   

이번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부채부담 축소로 인해 당기순이익 증가 등 순익구조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자산유동화를 통해 CJ제일제당의 현재 차입금은 6조9000억원(대한통운 제외 연결기준)에서 5조5000억원 내외로 감소할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의 연 이자율이 3.3~3.4%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소 3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통한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역시 "이번 자산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 비율이 5배 미만으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긍정적 평가에 이어 신용평가들 역시 CJ제일제당의 등급 평가에 있어 우호적 시각으로 변화할지에 관심이 높아진다.

CJ제일제당의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 대비 30% 늘어난 9조5000억원에 달하면서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이 회사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 매각으로 순차입금 비율이 대폭 하향된 이후 신평사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CJ제일제당의  재무건전성 강화 소식에 주가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오전 9시21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전 거래일 보다 1만1500원(4.80%) 오른 25만1000원을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