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코오롱 인보사 연구계획 바꿔 사실 파악 늦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산업진흥원 현장실태조사 결과보고서 통해 확인

2019-10-15     김현경 기자
미국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개발하던 중 세포의 특성 분석이 필요 없다는 식으로 연구계획을 바꾸면서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파악할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 주사액이다. 2017년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인보사 과제에 대한 현장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2015년 10월 정부의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2018년까지 3년간 총 82억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현장실태조사 결과 실제 연구는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보사는 초기 개발계획서에 '유전자 변형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이 있었으나, 코오롱생명과학에서 2액인 형질전환세포의 경우 추가적인 특성 분석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으로 연구내용을 변경했다. 형질전환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의 특성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연구계획을 변경하면서 문제를 파악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변경 전 연구계획서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변형 연골세포와 공여자 연골세포 간의 특성 분석을 통한 세포 검증을 목표로 함"이라고 명시되기도 했다. 당초 계획대로 형질전환세포의 특성을 분석했다면 2액의 의약품 성분이 뒤바뀌었다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보사 개발의 최종 목표는 연골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시스템 개발이지만 배양된 세포의 특성 분석은 물론 기능·특성·유효성 평가 등도 명확하게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개발 시작부터 결과물 보고, 발표에 이르는 전체 과정과 성과를 기록하는 '연구노트'도 부실하게 작성됐다. 연구노트에는 실험 방법, 실험재료, 구체적 결과 등이 부실하게 기술됐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정 의원은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2016년 7월 1차연도 중간평가를 시행했지만 요식적인 평가에 그쳤다"면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사용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 대한 평가체계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