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회장님은 '마이너스의 손'?···꿈쩍않는 주가 '속앓이'

손태승 회장 5000주 추가 매수→우리금융 52주 신저가

2019-07-30     김희정 기자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잇단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요 경영진의 주식 매수는 모두 노출된다는 점에서 경영실적 개선과 회사 경영에 대한 자신감 표출로 여겨지지만 주가의 방향성은 아래로만 흐르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지주는 30일 손태승 회장이 지난 26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올해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의 주식을 지난 2~5월 네 차례에 걸쳐 매입했는데, 이날 매입은 올 들어 다섯 번째다. 이로써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주식 총 6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경상 기준 사상 최대실적(1조1790억원)을 시현하고,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 관련 승인을 금융위원회로부터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가치 대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며 "손 회장은 하반기 경영성과와 주주친화 정책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자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지주사 전환 이후 민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주가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은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손 회장이 해외 투자설명회(IR)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손 회장의 노력에도 좀 처럼 주가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 2월13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14.71%나 빠졌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다. 특히 손 회장의 5번째 추가 매입이 보도된 이날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3050원(종가)까지 미끄러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올 들어 주가는 6.77% 하락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0일과 이달 9일 2000주 등 총 5400주를 장내 매수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말 3만6250원을 기록했던 하나금융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3.45%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