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카드사, 수수료 본게임 앞으로 1주일

카드사에 '큰손' 현대차, 포인트 못 주면 고객 뺏길 수도 양측 모두 가맹점 해지 상황 피할 것이란 전망 힘 얻어

2019-03-04     서예진 기자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수수료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카드사의 갈등이 일주일이라는 여지를 두면서 극단적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5개 카드사에 10일부터, 기아차는 11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4일 밝혔다.

현행 수수료율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을 협상하자는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가맹점 해지를 하겠다는 것.

현행 카드사 약관에 따르면 카드사는 수수료 조정일로부터 1개월 전까지는 가맹점에 서면으로 조정 사실을 통보하고 가맹점은 통보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가맹점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경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 1월말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고 현대차는 지난달 말경 각 카드사에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다만 현대차가 가맹점 해지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10일까지라는 여지를 둬 양측 간 협상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일주일 말미는 BC카드의 유예기간과 대략 비슷하다. BC카드는 한 달간 인상된 수수료율 적용을 유예해달라는 현대차의 요구에 일주일간 유예하겠다고 했다.

BC카드도 유예 기간인 7일까지 수수료 조정이 타결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맹점 해지 시 카드사나 현대차 모두 좋지 않을 것이란 의식이 있어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자동차를 카드로 결제할 경우 약 1%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자동차 가격이 워낙 비싸 고객 입장에서는 이 포인트 적립 혜택이 작지 않다.

차량을 구입할 때 본인이 보유한 카드로 결제가 안 되면 결제가 되는 다른 카드를 사용하거나 현대·기아차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로서는 국내 시장의 절반을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현대·기아차가 큰 고객이다. 한 대형 카드사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물량이 전체 신용판매 취급액의 2%가량을 차지한다.

반대로 차량 구매를 앞둔 고객이 현대차의 카드 결제가 안 되면 결국 다른 차를 구매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조금씩 양보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