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 실적은 '쇼크' 주가는 '서프라이즈'

올 들어 9.3%↑…外人, 8일간 7200억 순매수 '실적 바닥론' 주효…"2분기부터 반등 예상"

2019-01-18     남궁영진 기자
최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연일 바닥을 터치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향후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 러시를 펼치며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350원(0.83%) 오른 4만2300원에 거래를 마쳐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는 지난해 11월(7~12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올해 들어 상승폭만 9.3%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08%)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전망이 이어지며 내리막을 탔다. 지난달 14일에는 종가가 3만원대로 후퇴했고, 올해 초까지도 4만원선 회복이 요원했다. 급기야 지난 4일에는 3만7450원을 기록, 신저가로 추락했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반등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시장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은 오히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실적 발표 이튿날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지속했고, 이 기간 순매수 규모만 7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압도적 1위다. 2위인 SK하이닉스(1976억원)를 크게 웃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17조5700억원) 대비 38.5%, 전년 동기(15조1500억원) 대비 28.71%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9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9.9%, 전년보다 10.58% 감소했다.

시장 추정치를 크게 밑돌기에 명백한 '어닝쇼크'지만, 향후 반등 여지가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잇따른다. 아직까진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하향 기조가 상존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D램 수요의 점진적 회복으로 개선을 이룰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영업이익 11조원을 넘어선 후 2020년부터 13조원대를 탈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을 보이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분기 영업이익은 올 1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주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된 주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올해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은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되지만, 갤럭시 'S10' 출시효과로 모바일(IM) 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부문의 실적 개선이 삼성전자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데, 이는 2분기 중후반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메모리반도체 채널재고 소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메모리반도체 시황 개선은 3분기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승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하락세가 진행돼 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각을 바꿔 생각한다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곧 마무리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