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톡톡]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D-9, 치열한 공방전

2018-11-26     김희정 기자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핵심지부 중 한 곳인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선거가 6파전 구도로 치뤄지고 있습니다. 현 노조에 대한 '세대교체'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노조 집행부 출신이 아닌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복병'으로 지목됩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5일 진행되는 제 5대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권도익(디지털중앙금융센터)·김순길(고객상담센터)·김용준(무역센터 지점)·김진홍(선릉중앙기업 지점)·배수홍(노동조합)·서광석(노동조합)(가나다 순) 등 총 6명이 위원장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 집행부에 대한  역대 노조 선거 중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한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때문에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내달 13일에 최다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벌일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이 가운데 권도익 차장이 집행부가 아닌 평 노조원 자격으로 출마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안팎의 말을 종합해 보면 권 차장은 지난 2016년 '자율출퇴근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직접 촉구하며 행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8시간 근무하도록 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은행이 핵심성과지표(KPI)로 반영해 놓고 이에 대한 인력충원 등 보완책 마련은 미비하다는 지적입니다. 기존 업무 부담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상황이라 자율출퇴근제는 유명무실하다는 것이죠. 

노조에 몸 담았던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노조 위원장 선거가 사실상 세(勢) 대결인 만큼, 이미 지점·본부에 네트워크가 구축된 집행부가 출마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며 "권 차장의 출마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한 관계자는 "현 노조 집행부가 유주선 현 노조위원장을 필두로 장기 집권하면서 내부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토로합니다. 애초에 위원장 선거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쏠린 것도 기존 집행부의 노조 운영 실책에 따른 것이란 말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신한은행 내부 관계자는 "유 위원장이 3~4기 위원장 선거를 이기기 위해 여러 세력을 야합한 측면이 있다"며 "그 세력들이 단결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이번 선거에 모두 출마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위원장 후보에 집행부 국장, 부위원장이 출마했는데 유 위원장의 지지를 되레 거부하는 모습"이라고 귀띔합니다.

물론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상당하다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이번 노조 위원장 선거가 낯 뜨거운 주도권 다툼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한 단면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관치금융 등 대외 이슈와 달리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사측과의 각종 내부 현안에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평입니다. 선거는 과열되고 있어 청년채용 증대에 따른 조기퇴직과 디지털 금융 가속화에 따른 새로운 노동형태 등에 대해 노조가 전략 대응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입니다.  

한편 기업은행은 내달 4일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바꾸는 것 등이 최대 현안으로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