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조원 육박한 비은행 금융중개…금융시스템 불안 가능성

유동성 불일치 가능성↑…상호 연계성 높아 취약

2018-11-06     김희정 기자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2000조원에 육박한 '비은행 금융중개' 부분으로부터 금융시스템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은행 금융중개는 은행 시스템 밖에서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신용중개 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뜻한다. 

6일 김경섭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이 발표한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의 현황 및 잠재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는 광의 기준으로 지난해 말 1957조원(잠정치)에 달했다. 

일명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으로 불리는 비은행 금융중개는 비은행권에서 이뤄지는 신용중개 활동이다. 펀드 등을 취급하는 집합투자기구, 증권기관, 신용카드사·할부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기관, 신탁회사 등 기타금융중개기관 등이 주로 담당하며 상품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 펀드, 유동화 증권 등이 포함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이나 예금자 보호도 원활하게 받을 수 없어 시스템적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과 영역이다. 비은행 금융중개 가운데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만 고른 협의의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는 882조9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비은행 금융중개가 위험한 것은 유동성 불일치 가능성과 금융시장·비은행 금융중개 기관 사이의 높은 연계성 때문이다. 

저금리로 채권형 펀드로 흘러든 자금이 늘어난 가운데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채, 기업어음(CP),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등의 비중이 커졌다. 유동화 기구에는 만기가 3개월 이하인 단기 유동화 증권이 대부분이다. 시장이 불안해지면 자산을 매각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는데, 환매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동성 위험이 부각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과의 연계성도 높아졌다.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의 경우 금융채 담보증권 활용이 늘어났고 증권회사도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채와 연계성이 심화했다. MMF, 채권형 펀드도 채권 편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증권회사, 신탁, 집합투자기구 등 비은행 금융부문 간 상호 연계성도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기관 간의 상호 연계성은 금융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한 부문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 리스크가 도미노처럼 확산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다만 현재로썬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김 과장은 "그간 저금리 기조에서 낮은 수준을 보인 신용·유동성 위험이 재평가되고 시장 참가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빠르게 나타나면 비은행 금융중개 부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비은행 금융중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