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중대형 아파트 거래↑…가격상승·규제 영향

2018-04-09     나민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1년 새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주택 거래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똑똑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중대형 아파트 거래비중도 20%를 넘어섰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분기에 거래 신고(이하 실거래가공개 시스템 등재 기준)된 아파트 2만4606건 중 15.9%인 3921건이 '9억원 초과' 금액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분기에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1만8071건)중 9억원 초과가 11.5%(2087건)였던 것에 비해 비중이 4.4%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주택은 고가주택으로 분류돼 취득세율도 3.3∼3.5%(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로 9억원 이하의 1∼2%대보다 높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분기 16.2%(2926건)에서 올해 1분기에는 22.3%(5475건)로 6.1%p 증가했다. 

이에 비해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분기 19.6%(3550건)에서 13.1%(3234건)로 감소했다. 지난해 52.6%(9508건)로 과반을 차지했던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도 올해 1분기에는 절반에 못미치는 48.7%(1만1976건)로 축소되는 등 6억원 이하 주택의 거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연초 고가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8.11% 상승했다. 지방의 아파트값이 0.8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만 봐도 지난해의 경우 0.26% 오르는데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는 3.53% 상승했다.

면적별로는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5㎡ 초과 거래량(실거래가 신고 등재 기준)은 총 3190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19.7% 정도였으나 올해는 1∼2월에는 중대형 거래량이 5091건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전용면적 60∼85㎡ 거래량은 지난해 1분기나 올해 1분기 각각 42%, 41%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전용 60㎡ 이하 거래가 지난해 38%에서 올해 36%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똑똑한 한 채 보유 심리가 종전보다 커지면서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팔린 가장 비싼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면적 244.8㎡로 지난 1월 74억원에 거래 신고가 됐다. 이 아파트 전용 240∼243㎡도 4건이 나란히 61억∼67억원에 신고됐는데 임대에서 분양전환을 하며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남더힐을 제외하고는 청남동 마크힐스이스티윙 전용 192.8㎡가 지난 2월 59억원에 팔린 것으로 신고됐고, 청암동 상지리츠빌카일룸 2차 전용 244.3㎡(58억5000만원), 강남구 삼성동 아펠바움 전용 241.9㎡가 48억6500만원,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244㎡가 45억원 등에 팔리며 그 뒤를 이었다.

비강남권에서는 1월에 거래된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244.5㎡가 43억7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