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 가계대출 6.6조 늘어…기타대출 증가폭 '사상 최대'

2017-12-13     김희정 기자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 등 할인행사로 소비 수요↑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6조6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 등 국내외 행사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11월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62조7000억원으로 10월말과 비교해 6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올 들어 최대치였던 전월(6조9000억원)보다는 3000억원 줄었다. 

은행가계 대출은 지난 1월 1000억원 증가하며 3년 만에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2월(2조9000억원) △3월(2조9000억원) △4월(4조7000억원) △5월(6조2000억원) △7월(6조7000억원) △8월(6조6000억원)으로 증가세를 키웠다. 이후 9월(4조9000억원) 다시 증가폭이 축소됐다가 10월(6조9000억원)으로 다시 뛰어오른 뒤 지난달 증가폭이 다시 줄었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2010~2014년 11월 평균 3조9000억원 증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는 8월과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기타대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1월 기타대출은 3조7000억원 늘어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10월부터 두달 연속 기타대출 증가세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과 관련해 '계절적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10월초 최장 열흘 간의 추석 연휴로 소비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11월에도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세일행사로 자금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신용대출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기타대출 증가세를 부채질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은 9월 1조원, 10월 8000억원, 11월 7000억원으로 기타대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3조원 늘어난 56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증가폭(2조6000억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5~2016년 11월 평균 증가폭(6조원)과 비교해서도 절반에 그쳤다.다만 2010~2014년 11월 평균 증가폭(3조원)과는 동일한 수준이다.

집단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 개별 주담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 아파트매매거래량은 11월 7000호를 기록해 직전월 4000호 대비 늘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조인 8.2 대책에도 주택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주담대 한도가 축소되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신용대출로 갈아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은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아예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올해 12월과 내년 1월 상여금, 성과급 등이 지급되면 기타대출이 줄어들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