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생필품 '불티'

2017-11-16     김태희 기자

편의점·대형마트, 상비약·생수·햇반·가공식품 판매량 급증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강진에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영남권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당장 필요한 식음료와 생필품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전국을 상대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지진모자 등 안전용품 매출이 증가했다.

16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15일 포항에 위치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재난 관련 물품 판매량이 지난주 동요일(8일) 대비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비약을 비롯해 생수, 가공식품 등 당장 사용해야 하는 물품이 대표적이다.

포항지역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라면과 도시락 매출은 각각 13.7%, 11.2% 늘었다. 이외 생수 10.5%, 안전상비약 18.9%, 김밥 8.6%, 핫팩 28.8%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영남권 전체 판매량을 상회하는 수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갑작스런 지진에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식음료와 생필품을 찾고 있다. 복구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이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긴급구호물품 지원과 함께 관련 상품들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역시 식음료를 중심으로 생필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국·스프 종류 신장률이 169.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원컵(컵 안에 티백이나 분말이 들어있는 음료) 108.7%, 칫솔 92.6%, 가공미반(햇반류) 83.9%, 생수 53.3%, 라면 48.3%, 안전상비약 36.0% 등의 순이었다.

이마트는 영남지역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라면과 생수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36.3%, 24.8% 늘었다고 밝혔다. 휴대용 라디오 매출은 178.5%로 치솟았다. 특히 재난구호용품의 매출 신장률은 전체 점포 기준 -47.3%를 기록한 반면 영남권에서는 60.4% 올랐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라면(36.5%), 즉석밥·컵밥(34.8%), 생수(11.8%) 등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경북 포항의 지진피해가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안전물품 수요도 증가했다. 15일 하루 동안 G마켓에서는 얼굴과 머리를 보호하는 안전모 판매량이 전주 대비 75%, 전일 대비 187% 뛰었다. 옥션 역시 안전모 판매량이 전주 대비 74%, 전일 대비 93% 급증했다.

위메프에서도 지진모자 판매량은 하루 만에 1931.4% 치솟았다. 이외 지진안전모(265.0%), 안전모(13.4%), 생존용품(1509.4%), 구급키트(170%), 손전등(69.1%) 등의 판매량이 늘면서 재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생존배낭·용품은 응급담요, SOS세트, 생존 팔찌, 나이프 등으로 구성돼 주로 서바이벌이나 캠핑에 사용됐는데 경북 포항 지진 발생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외에도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모자와 손전등을 미리 구입하는 소비 패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