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강남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목동 이어 마포·과천 '들썩'

2016-10-19     나민수 기자

'투기과열' 지정 가능성에 관망세 '뚜렷'…목동, 재건축 기대감에 10%↑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정부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규제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금속히 냉각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죽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강남 불패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관망세가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분위기는 목동 등 과거 버블쎄븐 지역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재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과 며칠 사이에 호가가 10%나 올랐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올해 집값이 급등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경우 아직 가격 변동은 없지만, 그동안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던 수요자들이 정부의 규제 방침이 알려진 이후 움츠러들면서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 연장 △재당첨 제한 △청약 1순위 자격 강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방안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2002년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으며 2011년 말 강남 3구 해제 이후 현재 지정된 곳은 없다.

강남구 개포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입 시기를 늦추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호가도 수천만원 떨어진 상태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강남3구의 재건축 단지에 투자를 고려하던 투자자들이 정부 규제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는 마포, 목동 등 강북권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망원1구역을 재건축하는 '마포 한강 아이파크'는 163가구 모집에 9112명이 몰려 평균 55.9대 1이라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강북 지역 최고 기록이다.

재건축을 앞둔 목동, 과천 등의 지역도 재건축 연한을 앞둔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올라가고 있다.

양천구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3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시가지9단지 전용면적 90㎡의 경우 전주보다 10%가량 뛴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규제가 구체화되면 목동과 과천 등 재건축이 몰린 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부동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한 만큼 실제로 실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경기를 이끌고 가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는 오히려 부동산 시장 전체를 폭락시킬 수도 있는 만큼 지정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추가 규제안을 만지고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