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공사 등 3개 공공기관 기관장 해임 위기

2015-06-17     성재용 기자

공공기관운영委,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결과 의결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작년 한 해 동안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3곳이 낙제점을 받아 해당 기관장이 해임될 처지에 놓였다. 반면 지난해 평가 때보다 등급이 좋아져 성과급을 받는 공공기관은 다소 늘어났다.

17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116개 공공기관에 대한 2014년도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 평가와 마찬가지로 한 곳도 없다. 그러나 A등급은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등 15곳이 받아 작년 평가(2곳)보다 A등급 기관이 대폭 늘었다.

B등급 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공사 등 51곳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9곳 증가했다. 반면 46개였던 C등급은 대한석탄공사와 한국마사회 등 35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 이상의 기관 비율은 지난해 85%에서 올해는 87%로 소폭 높아졌다.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는 D등급과 E등급 역시 9개와 6개로 지난해(각각 19개, 11개)보다 감소했다.

이처럼 평가결과가 호전된 것은 2013년 12월 발표한 공공기관 1단계 정상화 대책에 따라 지난해 공공기관이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감축 및 방만 경영 해소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채과다와 방만 경영으로 중점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던 29개 기관 중 18곳이 지난해보다 등급이 올랐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2014년도 경영실적 평가는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하지만, 부채·방만 경영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지난해에 비해서는 등급이 상향됐다"며 "이는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E등급인 광물자원공사의 고정식 사장, 시설안전공단의 장기창 이사장, 중부발전의 최평락 사장 등 3명의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경영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뇌물수수 및 납품비리로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안전점검 및 관리 노력이 미흡한 점을 이유로 최하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단 단장인 반장식 서강대 교수(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광물공사는 자산매각이 부진하면서 부채감축이 부진했고, 지난해에 당기순손실 6600억원이 발생했다"며 "특히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개발사업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부발전은 전력거래량 감소 등으로 경영성과가 부진했고 노후설비 안전관리노력이 미흡했다"라고 덧붙였다. 광물공사는 경영관리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기본점수인 20점을 받았다. 부채감축달성도도 32%로 미미해 100점 만점에 46.2점을 받는데 그쳤다.

시설안전공단은 과도한 복리후생으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반장식 교수는 "3개월 퇴직준비 휴가 등 과도한 휴직제도 운영 등 복리후생 측면에서 다른 기관에 비해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안전점검실사가 부진했고, 안전진단 수탁 감소 등 사업실적도 미흡했다"라고 말했다.

E등급이거나 D등급을 2번 연속으로 받은 기관장 중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2014년 12월 말 기준)이면 해임 건의 대상이다. 해임 건의는 공공기관장 임명권자인 대통령 및 주무부처 장관에게 하게 된다.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없어 사실상 구속력을 가진다.

그러나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의 임기는 올 7월, 고정식 광물공사 사장 임기는 8월까지로, 1~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징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정보화진흥원,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3곳도 E등급을 받았지만, 기관장 재임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관장이 6개월 이상 재직하면서 D등급을 받은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등 3곳의 기관장에게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A등급 15개 기관은 내년 경상경비 예산이 1% 이내에서 증액되고 D등급 이하 15개 기관은 1% 이내에서 감액된다.

기관장 경영성과협약 이행실적평가에서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문성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고정식 사장은 기관장 평가에서도 문성중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과 함께 '미흡' 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2014년도 당기순이익도 전년도 5조원에서 11조원으로 늘었다. 올해 36개 출자기관으로부터의 정부 배당도 지난해 6200억원에서 42.4% 증가한 880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도 당초 계획보다 3조1000억원 초과한 35조3000억원을 감축하고 복리후생비도 1500억원 절감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공공기관 1단계 정상화 대책이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로 이어져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2단계 정상화 대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기능 조정을 통해 핵심 업무에 집중토록 하고 성과연봉제 등 성과중심의 조직·인력 운영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