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탄력받는 强달러…美 금리인상 재료 찾기

2015-06-01     이은선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주말새 미국 경기지표 부진 확인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물가 및 고용 관련 지표를 확인하면서 시장에 대두된 9월 기준금리 인상의 합리적 근거를 찾아갈 전망이다. 1110원대 지지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그리스 관련 협상이 늦춰지는 점도 추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113.5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2.0원 오른 1110.2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3월 23일(종가기준, 1114.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개장시각 124.23엔에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마감시각 124.16엔으로 내렸다.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100엔당 903.04원을 나타냈다.

주말 새 발표된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0.7%로 속보치(0.2%)보다 하향 조정됐다. 5월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도 90.7로 낮아지는 등 지표가 부진했지만 달러화는 대부분 통화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타결이 기대됐던 그리스 부채협상은 전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이 부각되면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상승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월물은 전날 서울환시 마감가(1108.2원)대비 큰 폭 오른 1115.35원에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1113.5원에서 상승 출발한 뒤 개장 직후 1114.7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오전 9시 40분께 시작된 엔·달러 환율 반락과 함께 꾸준히 레벨을 낮춰 오후 2시 35분 1108.7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1110.2원에서 마감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장중 중국 상하이 지수가 4% 이상 급등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부각돼 달러화 강제가 일부 누그러졌다"며 "엔·달러 환율이 레벨을 낮추는 가운데 호주달러화도 달러화에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폭을 줄여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내 금리인상 시사 발언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110원선을 넘어선 상태"라며 "상승 시도 때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막히는 모습을 보이고 엔·달러 환율도 124엔에서 추가 상승이 주춤해지면서 장중 상승폭을 크게 확대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ISM 제조업·비제조업 PMI지수와 물가지수(핵심 근원 PCE 디플레이터),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및 실업률 등 고용 지표 결과에 따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확립해나가면서 고점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주말새 발표된 미국 1분기 GDP 잠정치가 하향되긴 했지만 기존 시장 예상보다는 나은 수치"라며 "이번주 발표될 메인 지표들을 하나씩 확인해가면서 달러화 강세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날 장 후반 하락 시도가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1109원선에서 강한 지지를 보이며 1110원에 재진입해 마감됐다"며 "월초 이월 네고 물량이 걷히고 나면 상승시도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110원에서 형성된 매물 공백 구간에서 안착이 확인되면 바로 1120원 돌파 시도, 1130원 근접 시도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카고 PMI 제조업 지수가 기준치를 하회하면서 제조업 경기 반등 기대가 낮아진 상황인 만큼 ISM 제조업 지수가 컨센서스대로 집계되거나 전월대비 개선될 경우 추가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4월 소비자물가에 이어 5월 물가지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미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달러화 강세가 유로화 및 엔화 위주로 크게 진행돼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대비 달러화 강세가 추가로 진행될 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문일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일 개최될 ECB 회의를 전후로 유로·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한다면 강달러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순매도 추세가 이어지는 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주 초반 엔·달러 및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미국 고용지표를 앞두고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이라며 "1106~1107원에서 저점을 형성해 1110원선 근처에서 1115~1116원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번주 원·달러 환율에는 1일 밤 미국의 ISM 제조업 PMI 지수와 PEC 근원물가지수, 개인소득, 2일 호주 중앙은행(RBA) 금리결정, 3일 ECB 기자회견, 미국 비제조업 PMI 지수, 4일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5일 미국 비농업 취업자수 및 실업률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