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T 직영점 "휴대폰 판매점 가지 마세요"

2015-05-15     이철 기자

신규 직영점에 판매점 비방 전단지 지원
SKT "본사 차원 아닌 대리점 자체 제작"

[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SK텔레콤 산하 직영점들의 '판매점 밀어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판매점 바로 옆에 매장을 내는 것은 물론, 고객 유치를 위해 판매점을 비방하는 마케팅도 서슴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한 SK텔레콤 직영점은 '주변 판매점과 비교를 거부합니다. 옆을 보세요. SKT 본사직영점 직원인 저희들이 자신합니다'는 문구의 전단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점의 경우 전산업무처리가 불가능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라 매장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 또한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자신들은 본사 소속매장으로 고객과의 약속이 최우선이며 고객 개개인에 맞춘 가격상담을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휴대폰만 판매하고 모른척하는 것이 아닌, 끝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휴대폰 판매점은 개인점주가 이동통신 3사의 대리점(도매)과 각각 계약을 맺고, 단말기를 수급 받아 3사의 통신서비스를 모두 취급하는 매장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직영점과 판매점을 가장 구분하기 쉬운 방법은 간판이다. 직영점은 하나의 이통사 로고만 있으며 OO직영점이라는 문구도 들어가 있다. 이에 반해 판매점의 간판은 이통3사의 로고가 전부 들어가있다.

전단지를 배포한 해당 직영점 바로 옆 건물에는 판매점이 들어서 있었다. 이 판매점주는 해당 직영점이 들어선 후 이들의 영업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원래 그 자리에는 우리와 같은 판매점이 있었다"면서 한달 전 직영점이 들어서더니 이같은 전단지로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옆에 직영점이 생겨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식의 영업방식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상도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해당 직영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직영점 직원은 "직영점을 새로 열 때 본사에서 제안하는 전단지 디자인 4종 중 하나를 선택하면 인쇄된 전단지가 제공된다"며 "우리가 마음대로 광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전산시스템상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전혀 없는 반면, 판매점은 마음만 먹으면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른 내용들 또한 틀린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해당 대리점이 다소 과하게 영업을 진행한 것일 뿐 본사 차원의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나 피에스앤마케팅 본사 차원의 마케팅 정책이 전혀 아니다"라며 "일부 개인 대리점주가 운영하는 직영점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자체 제작해 사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자회사 피에스앤마케팅에 대리점 영업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유통현장에서는 이들 직영점 규모가 증가 추세에 있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직영점을 만들 때 장사가 잘되는 판매점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며 "일부 직영점처럼 골목상권까지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격오지 등 판매점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고객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역할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