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80종 중 17개, 당 함량 권장치 초과

2014-06-02     남라다 기자

WHO 권장량의 '5배'…팥빙수컵 등 비교적 높아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국내 시판되는 일부 아이스크림에서 섭취 권고량을 넘어서는 당분이 함유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분이 높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경우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제기돼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4개 업체가 제조·판매하는 아이스크림 80종을 조사한 결과, 17개 제품의 당 함량이 하루 권장치를 웃돌았다. 17개 제품의 평균 당 함량은 31g으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이 제시한 성인 1일 섭취 권장량에 비해 6g 높은 수치이다.

WHO는 지난 2002년부터 하루 당류 섭취기준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인 약 50g를 제시해왔지만 최근 이 보다 절반의 당 함량을 줄인 예비 권고안을 새로 마련했다. WHO의 새 에비 권고안이 확정되면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은 섭취 에너지의 5% 이하로 줄인 약 25g이 된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80개 제품의 평균 당 함량(18.5g)이 WHO의 권장량의 74%에 달했다. 대표적인 음료로 알려진 콜라(118㎖, 12.7g)나 초코파이(12g)와 비교해도 아이스크림의 평균 당 함량이 더 높다.

아이스크림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더 즐겨 먹고 대부분 아이스크림 한 개 먹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당 섭취 권고량을 초과하는 셈이다.

특히 팥빙수류 제품이 당 함량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80개 제품 가운데 당분 함량이 높은 제품은 롯데제과의 '일품팥빙수'로 54g에 달했다. 제품 하나가 하루 당 권장치의 2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그 다음으로 빙그레의 'NEW팥빙수' 제품의 당 함량이 48g으로 2위, 롯데푸드의 '팥빙수 파티'는 44g으로 팥빙수류 제품이 당 함량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빙그레의 '메타콘 딸기'·롯데푸드 '본젤라또 초코&블랙쿠키'가 29g, 빙그레 '찹쌀떡아이스'·해태제과 '아이리스 팥빙수'가 각 27g, 롯데제과의 '초키초키'· '녹차마을' 빙그레 '메타콘 허리케인 초코'·롯데푸드의 '더블콘 딸기' 등 4개 제품은 각 26g으로 역시 WHO 권고치를 초과했다.

제품 종류별로 보면 컵 형태의 제품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재료별로는 단팥이 많이 들어간 제품일수록 당분 함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은 팥이나 유제품 등을 넣지 않고 얼음을 갈아 단 맛보다는 시원한 맛을 내는 제품들이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차갑기 때문에 입에서 단 맛을 덜 느낄 수도 있지만 실제 설탕 함량은 비슷한 단맛의 상온 제품보다 높다"며 " 당류를 과잉 섭취할 경우 비만, 당뇨병, 각종 심혈관계 질환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영양성분 표시를 반드시 확인하고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없어 같은 제품이라도 출시 시기에 따라 용량이나 성분, 당 함량 칼로리 등이 다소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5월 30일 기준 대형마트 구입 분을 기준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