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발행 ELS, 줄줄이 낙인(Knock-in) 구간 진입
만기 손실 가능성↑…물량 출회로 수급부담 증가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 2011년 발행된 대부분의 ELS(주가연계증권)가 만기 손실 상환 가능성이 높은 낙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다. 업계는 2012년 금융위기와 올해 초 주가 하락 등에 따라 ELS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년 발행돼 금융위기 당시 낙인 이벤트에 노출된 ELS의 만기가 올해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낙인 구간에 진입하면 매도 물량이 나올 수밖에 없어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고 또 다른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날 삼성증권은 ELS 물량 출회 등으로 3만8300원에 장을 마치며 최근 5일 신저가를 갱신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발행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종목을 낙인 상태로 가정하면 2~3월 중 만기 물량 부담이 큰 종목으로 현대중공업(1936억), GS건설(1476억), 삼성전기(1101억), 삼성증권(781억)등이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하방 베리어를 이탈해 일시적 물량 출회가 예상되는 종목은 LG전자(273억), LG화학(195억), 기업은행(146억) 등으로 추정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에서는 ELS 낙인 상태 지속-만기 물량 출회라는 이례적 수급변수로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낙인 상태에 있으면서 만기가 가까운 개별 종목은 수급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ELS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발행 당시 대비 40~50%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발행사(증권사)는 보유 중이던 ELS 기초자산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된다. 이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 기초자산은 ELS 물량 때문에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종목형 ELS가 낙인 이슈에 빠져 종목형 ELS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전체 ELS에서 국내 종목형 ELS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글로벌 증시 강세 등으로 전체 ELS 중 국내 종목형 ELS 비중이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에 종목형에서 추가 낙인이 발생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 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해당 종목의 주가가 낙인을 기록하면 헤지물량의 시장출회가 해당 종목의 일시적인 가격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다만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KRX)의 개별주식형 ELS의 경우 만기 평가가격의 평균화 방침(3일 평균가격 적용)에 따라 매물 분산이 이뤄져 급격한 시장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