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주년 특집>'내년에 동북아 시장 선도할 수 있는 기틀 마련해야'- 하나경제연구소 배현기 팀장

2004-12-12     서울금융신문사

-은행권에서 2005년이 갖는 의미는...

한국씨티은행의 출범과 HSBC의 국내 은행시장 진출 등 은행권의 판도변화를 예상케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당장 내년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 5년 후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의 부분에서 내년도는 은행권에 중요하다.

내년도 경제상황이 불투명해 은행들이 공격적 영업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내년에는 은행들이 내실을 기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아직 자산규모나 건전성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은행들도 향후 1~2년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변화될 은행권 재편 구도는

1천개가 넘는 영업점을 바탕으로 한 국민은행의 네트워크는 국내시중은행 중 최고이기 때문에 이를 단기간내에 뛰어 넘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다만, 우리 신한 하나 등 자산규모에서 경쟁할 만한 은행들이 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국내리딩뱅크 뿐만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국내은행들의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의미에서 각 은행들마다 차별화된 점을 더욱 특화 해야 한다.

또한 내부조직의 안정화와 시스템화에 대한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CEO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시스템 안정화를 통해 조직이 강한 은행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이는 국내 리딩뱅크를 향한 경쟁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부분이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진출로 국내 은행들의 경영 전략의 변화도 예상되는데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점유율을 10%로 확대한다고 하는 부분이 가장 극명하게 말해준다. 외국계 은행들은 아직 국내에서 영업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국내 은행들에게 큰 데미지를 줄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상품과 제반 시스템은 국내 은행들의 경영전략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이제는 은행들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경쟁시대가 됐다. 채널의 다양화, 리스크 관리 강화, 신수익원 확보 등 은행들의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객 확보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특히 고액자산가층에 대한 공략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는 PB사업이나 IB 등 은행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부분과 연계돼 은행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판매 채널에 대한 전략 변화는
내년부터 시중은행들은 채널의 재배치와 차별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예전처럼 영업점의 숫자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이 되는 고객을 위한 점포만이 운영될 것이다. 나머지 로코스트 고객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새로운 채널 전략으로의 움직임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PB사업의 예상되는 전략변화는

세계시장에서 PB에 대한 서비스를 인정받는 씨티은행의 등장으로 가장 위협 받는 사업영역이다. 국내 은행들에게는 상품이 다양하고 기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외국계 은행들에 맞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일부 시중은행들의 출혈 경쟁도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은행들이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는 관계 지향적 영업이 생명인 PB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상품구성의 한계와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살려야 한다. 은행들도 이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상품과 시스템의 취약은 쉽게 씨티은행을 넘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개발에 대한 노력과는 별개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별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이다.

-은행 여·수신에 대한 정책 변화는

국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은행권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제약을 받고 있다.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는 많아지는데 은행은 리스크 관리 때문에 쉽게 대출을 못해주는 상황이다. 이는 은행들이 공격적 영업을 할 수 있는 중기대출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대기업 또는 고소득 가계여신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을 암시한다.

수신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씨티은행의 출범이후 특판예금을 통한 금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의 출혈경쟁 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마진이 적어져 은행의 전통적 예대마진 수익은 점점 비중이 낮아져 방카슈랑스, 펀드상품 등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수신전략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특히 상품개발을 통한 비이자 수익원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저금리 시대에 들어선 은행들의 장기적인 접근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은행들은 자연 도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