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내홍 겪는 금융투자협회
[프리즘] 내홍 겪는 금융투자협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11 옵션만기 쇼크 당시 대외업무에 치중해 정작 증권회사를 관장하는 자율규제기관인 협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업계의 비난과 함께, 최근 인사이동이 소통없는 일방적 일반통행이었다는 내부 반발이 일어 내홍을 겪고 있다.

시간을 지난해 11월로 되돌려보면 당시 황건호 금투협 회장은 G20 정상회의 기간이었던 당시 국제투자자교육연맹(IFIE) 신임 회장에 선출되기 위해 해외에 나가 있었다. 황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대표격이지만, 올 초 아시아투자자교육연맹(AFIE)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뽑히는 등 해외활동에 더 무게를 실은 것이다.

금투협은 옵션사태의 주범이었던 하나대투증권과 도이치증권, 와이즈에셋 등을 모두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사후증거금 등 증권관련 제도개선 등에 적극나서기 보다는 IFIE 신입회장 선출에 따른 국제자본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것에 자축하는 모습이었다.

내부적으로도 부산지회 확장과 작년 11월 인사이동에 따른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투협은 지난해 11월 당시 대대적으로 임원전보 3명, 승진 5명, 전보 33명의 내용을 담은 인사를 발표했지만, 전직 정ㆍ부위원장 등 적극적으로 노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모두 승진에서 배제되는 등 공정한 기준과 원칙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의 내부에서의 업무활동은 활발한 대외적 활동과 극명하게 엇갈린다"며 "외부에서의 뛰어난 정치력이 무색하리만큼 내부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와의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산지회 확대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보다는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였다는 평가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황 회장이 부산지회의 기능 확대 사안을 정치인 등 외부인사와 관계 때문에, 내부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조직 신설과 인사 전보 등의 권한을 악용하고 있어 사실상 소통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인근 유관기관 사례를 들며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 발생하는 엄청난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가 가리킨 증권유관기관은 한국거래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5년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선물거래소, 코스닥위원회 등 4개 기관 통합 당시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거래소 부산 본사에 있는 기획·인사·총무 등 경영지원본부 임원들은 1주일에 평균 2번씩 부산과 서울을 오간다. 부산과 서울을 왕복해야하기 때문에 비행기나 고속철을 이용하는 횟수는 1년에 200번 이상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