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數에 약하다?
증권사는 數에 약하다?
  • 김성호
  • 승인 2004.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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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증권사는 수(數)에 약한 것인가. 지난해 점유율 경쟁을 자제하자던 증권사들이 불과 1년도 채 안돼 치열한 경쟁을 재현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점유율 경쟁에는 그동안 먼발치서 관망만 하고 있던 대형증권사들도 가세해 치열함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점유율 경쟁은 최근 잇따라 진행하고 있는 무료수수료 이벤트에서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무료수수료 이벤트라 하면 말 그대로 이벤트 기간동안 고객의 주식 및 선물옵션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인데, 수익증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결국 점유율만 올리고 보자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료수수료 이벤트가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점유율을 올리는 데 일정부분 역할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증권사가 겉으로 보이는 수치에만 연연하다보니 이 같은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고 결국 위탁수수료 수익만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수치에 불과한 점유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점유율 경쟁과는 다소 거리를 두었던 대형증권사들마저 잇따라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전개하며 점유율 경쟁에 가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야 점유율이 위탁수수료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최근에는 증권사간의 알 수 없는 자존심 대결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최근 키움닷컴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물론 업계 최저가 수수료를 적용하다보니 여타 증권사와 비교해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겠지만 최근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점유율이 급상승해 대형증권사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키움닷컴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점유율이 급상승 하자 대형증권사들이 이들 온라인증권사의 점유율 상승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며 “대형증권사들이 무료수수료 이벤트까지 전개해 가며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이유가 단순히 실적감소에 따른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업계의 현황을 지켜볼 때 증권사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적 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을 이해 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순히 보이기 위한 수치에 치중해 오히려 자기발등을 찍는 무리한 사업을 전개한다면 이는 너무 우매한 짓이 아닌가. 어느 업종보다 수치에 민감한 증권사가 점유율과 같은 수치에 너무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음 하는 소망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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