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정태 미스터리(?)
<시론>김정태 미스터리(?)
  • 이양우
  • 승인 200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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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 최대 이슈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분식회계 및 징계수위, 그리고 그의 거취에 관한 것이다.

김행장이 분식회계를 주도했다면, 징계를 받아 마땅하며, 연임문제도 그에 걸맞게 정리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상식적인 문제를 놓고 언론과 여론이 몇날 며칠을 두고 말들이 많은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가히, 김정태 미스터리라고 할 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유는 시장경제에 대한 위협, 이른바 신관치의 등장이 문제의 본질로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해석이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필자가 다시 거론하는 까닭은 시기적으로 경제가 현실정치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메시지를 보다 강하게 던져야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서이다.

참여정부들어 유난히 큰 정치적 이슈가 많았다. 대통령 탄핵문제로 온나라가 들끓더니 이라크 파병, 그리고 이번엔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로 벌집 쑤셔놓은 듯하다. 정치는 원론적으로는 백성(국민)을 편안케함이지만 그 과정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쟁에 승리해야만 평화를 유지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전투를 치를 수 밖에 없는 이치와 같다. 언제, 어느나라에서든 정파간 정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래서 당연시된다. 우리는 흔히 정치를 말할때 그 자체가 현실적이데도 현실정치라는 용어를 따로 떼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교과서적 의미에서 정치이론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표현이겠지만, 정치의 이 모순된 속성때문에 생겨난 말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정치인에게 있어 정치적 전선(이슈)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존재의미는 그 만큼 약해진다.

참여정부의 주도세력은 이른바 386세대이다. 이런 정치쟁점의 정점에는 역시 386세대가 서 있다. 386세대는 정치적으로는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무척 강하다. 학생운동도 시기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정치권을 주도하는 386그룹은 특히, 이론적 무장을 중시하던 시기의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그들은 전선을 만들 줄도 알고 이를 돌파할 줄도 안다. 제도권 정치의 초년병이지만 그들은 정치에 관한한 이미 아마추어가 아니다.

경제도 정치와 마찬가지로 이론과 현실간 괴리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386에게 현실경제는 쥐약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얼마전 있었던 경험많은 경제부총리와 집권세력내 386세대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뒤이은 어색한 화해(?)를 통해서 우리는 이를 현실로 목도할 수 있었다.

한국의 금융사를 돌이켜 보면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인사는 물론 경영전반에 걸쳐 官治가 난무했었다. 관치뿐인가. 한술 더 떠 政治가 독판을 친 적도 있었다. 관치는 말 그대로 관(물론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의 간섭, 다시말해 도를 넘어선 관료주의를 말한다.
관치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면에서 그래도 나은편이다.

그 성격과 범위를 정치권으로 까지 넓힌다해도 시스템적인 정치권력의 영향력을 넘어서지는 않는 수준을 말한다. 반면, 政治는 정치권력을 쥔 특정인에 의한 힘의 남용, 다시말해, 정실에 가깝다. 때문에, 관치보다 그 폐해가 훨씬 심각할 수밖에 없다.政治의 대표적 사례는 청와대 경제수석의 인사 전횡이였다.

참여정부들어 정치적 민주화는 만개한 느낌이다. 적어도 이전 정권보다 진전된 게 사실이다. 오히려 특정분야에서는 오버하고 있는 것이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정도이다. 과거 정권들이 정권안보용으로 이용해온 국가보안법을 정권 스스로가 폐지하자고 나오는 상황 자체가 이를 반증한다.

문제는 경제민주화다. IMF를 전후해 정치민주화와 더불어 경제민주화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길을 걷는 듯 했다.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는 폭과 범위가 커지고 넓어졌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선 인물이 바로 김정태행장이다.
그는 말로 만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라 행동하는 시장주의자의 모습을 견지했다.

그러다 보니, LG카드문제등 시장원리에 반하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그는 반기를 들어 관료들의 비위를 건드렸다. 그에게 따라다닌 스타행장이라는 이미지 또한 이런 그의 행동으로 얻게 된 것이다. 그의 은행장 행보는 화려했지만, 그러면서도 항상 아슬아슬했고, 결국 그의 명줄을 끊어 놓게된 분식회계건도 그의 시장논리에 대한 이런 집착의 결과물인 셈이다.

분식회계 자체에 대해 중징계사유인지 아닌지 논란이 있지만, 그 보다 김행장에 대한 징계와 그의 거취에 더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은 바로 이런 정황논리때문에서이다. 잘못된 정부정책의 부산물로 생겨난 국민카드 부실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김행장스타일의 일처리가 결국 말썽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의 중징계방침이 정해진후 김정태죽이기니 하면서 일각에서 역풍이 일자 금감원측은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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