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노르딕 국가들은 1990년대 초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그 결과 노르딕 주요국의 은행산업은 한단계 발전했다.

이들 국가들은 1980년대 금융시장 자유화 과정에서 오버뱅킹과 비효율성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기간중 지점 및 인력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핀란드의 경우 1990년에 인구 1천명당 은행산업 종사자 수는 1백명, 지점 수는 0.7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80년대 후반 은행을 통한 신용공여가 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이후 경기하락을 맞으면서 이들 국가들은 금융위기 상황에 봉착하게 됐다.

위기를 맞은 이들 국가 정부는 은행 국유화, 경영진 교체, 지점 통합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은행들의 운명은 서로 달랐다. 위기 과정에서 국유화되었던 스웨덴의 노르드방켄(Nordbanken)은 비록 자산건전성은 훼손되었지만, 경영진의 능력이 시장에서 인정되었기 때문에 독자생존의 길을 걸었다.

반면 고타(Gota) 은행은 위기 초 경영진 교체의 필요성, 기존 은행들과의 시장 중첩 미약, 외국인 투자자의 은행산업 역할 제고 등의 관점에서 경영권 매각이 단행되었고, 결국 스웨덴의 다른 국유은행에 합병되었다.

90년대 중반 이후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이 단행되었으며,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금융기관간 이합집산은 합병, 인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로 합병이 주를 이루었다.

그 결과 노르딕 국가의 은행 수는 1천513개(1985년)에서 665개(2000년)로 크게 감소했다. 은행간 합병 뿐만 아니라 은행과 증권, 은행과 보험 등 이종업종간 합병을 통해 부실 비은행금융기관이 정리되고 금융그룹화가 진전됐다.

구조조정 결과 노르딕 은행산업의 경영여건은 호전됐다. 비용/수익 비율이 2000년 기준 50%에 달하고 있으며, 지점 및 인력은 약 30% 정도가 감축되는 등 여타 유럽 은행들에 비해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

그러나 상위 3개 은행의 자산규모가 전체 은행산업의 80%를 상회하는 등 산업의 집중도가 제고되었지만, 국경간 경쟁 경확와 온라인 금융기관의 출현 등으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그러나 핀란드의 경우 최근 소규모 금융기관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몇 년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과정 결과 가장 대표적인 합병 사례는 4개국 은행간 합병으로 성사된 노르디아(Nordea) 그룹의 탄생이다. 노르디아 금융그룹은 스웨덴의 노르드방켄(Nordbanken)과 핀란드의 머티아(Mertia)를 주축으로 덴마크의 유니뱅크(Unibank)와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뱅크가 가세되면서 2000년 10월 출범한 금융지주회사이다.

이에 따라 노르디아는 이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핀란드 40%, 덴마크 25%, 스웨덴 20%, 노르웨이 15%)로서 자산규모가 2천520억 유로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뱅킹과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은 세계적 수준에 위치하고 있어 관련 거래 고객만 320만명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국민총생산, 인구, 국민정서 등이 매우 비슷한 스페인의 은행산업 성장 경로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90년대 초반 이후 10년 동안 급속한 환경변화를 겪으면서 스페인 은행산업은 여러 차례 합병을 겪었다. 그 결과 BBVA와 BSCH의 양대구도로 은행은 재편되었다.

BSCH는 99년 방코 센트랄 히스파노와 방코 산탄더간 합병으로 탄생된 은행으로서 2천년 현재 자산순위 기준 세계 27위, 티어 원 자본기준 세계 26위, 순이익 기준 세계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산업은 스페인의 시장집중도(0.46) 보다도 높은 0.57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말 주요국 은행산업의 자산집중도(상위 3개사 기준)는 실물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미국, 독일,프랑스 등의 집중도는 낮은 수준(0.5미만)인 반면,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등은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시장집중도(0.6이상)을 시현하고 있다.

스페인 은행산업의 성장경로를 보면, 리테일 뱅킹 부문의 국제화는 지역적, 역사적, 언어적 유사성이 확보되는 경우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국내 은행이 리테일뱅킹 업무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경우 기업 금융 등 타업무에 비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대규모의 전략적 투자가 요구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