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은행, 내부출신 행장 포진 '눈길'
빅4 은행, 내부출신 행장 포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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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병덕, 이종휘, 이백순, 김정태 은행장

금융위기로 인사관행 변화 조짐
'롤모델'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
외환銀, 임기앞둔 기업銀도 관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지난달 국민은행에 첫 내부 출신 행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4대 은행 수장 모두 내부출신 행장으로 진용이 갖춰졌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CEO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내부 출신 행장들은 각 은행 임직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인사관행이 정착될 지 여부는 이들 행장의 향후 행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금융지주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후임에 내부 출신인 민병덕 신임 행장을 선임했다.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국민은행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최고경영자기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04년부터 6년간 국민은행을 이끌어온 외국계 출신 강정원 행장이 실적악화의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했다는 점도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됐다. 민 행장으로서는 책임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민 행장도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전환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가장 경쟁력있고 내실있는 은행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민 행장은 지난 1981년 구 국민은행에 입행에 충무로지점 지점장, 영동지점 지점장, 남부영업지원본부 본부장,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탁월한 영업력으로 정평나 있다. 영업점 활동 경력이 많아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인 신한은행의 이백순 행장과 우리은행의 이종휘 행장, 그리고 하나은행의 김정태 행장도 내부출신 은행장이다.

특히 이종휘 행장의 경우 우리은행 첫 내부출신 행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이 행장은 지난 1970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한일은행에 입행해 비서실장, 중부지점장, 여의도중앙지점장, 여신지원본부장, 신용관리본부장, 기업금융고객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이 행장은 지난 2008년 취임과 동시에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 악화는 물론 리스크관리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특히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겸 우리은행장) 시절 이뤄진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면서 2006년에 이어 경고를 받아 사실상 연임도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취임이후 우리은행의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우리금융 민영화를 앞두고 조직안정에 힘써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직전 박병원 회장-박해춘 행장 체제에 비해 이팔성-이종휘 체제는 안정적이라는 평가의 이면에는 이 행장의 '원만한 리더십'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백순 행장과 김정태 행장의 경우 금융지주사의 확고한 지배구조가 내부 출신 행장의 발탁 배경이 되고 있다. 행내에서 최고 경영자까지 오를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돼 있는 셈이다. 

이백순 행장은 지난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오사카지점을 거쳐 비서실장, 동경지점장, 지주사 상무, 개인영업추진부 부행장, 지주사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은행장에 선임되는 등 신한은행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또, 김정태 행장의 경우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쳐 지난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송파지점장, 서면지점장, 가계영업총괄본부장, 가계고객사업본부장, 가계금융그룹 총괄 본부장, 지주사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의 핵심요직을 거친 뒤 지난 2008년 3월 하나은행장에 선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우리금융의 경우 지속 가능한 리더십구축이 가장 중차대인 과제인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라응찬 회장과 김승유 회장을 정점으로 한 확고한 지배구조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며 "그러나 외부수혈에 지나치게 배타적일 경우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의 경우 윤용로 행장이 오는 12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외환은행의 경우 론스타가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차기 행장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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