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이후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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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

7월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시기인 8월 보다 1개월 정도 빠른 것이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는 국내경제가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기준금리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선제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5월 가계대출이 3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는 등 오랜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이제부터 기준금리는 추세적인 인상 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다. 물가상승 및 경기회복 속도 등을 봐가며 연말까지 두차례 가량 추가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년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4.0~4.5% 수준(2010년 현재 기준금리 2.25%)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며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전 기준금리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04년~05년으로 당시 기준금리는 3.25%였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금융긴축이 본격화됐다고는 할 수 없다. 현재(2.25%)의 기준금리 수준이 금융위기 이전수준까지 도달하는 시점은 대략 2011년 2/4분기가 되리라고 예상한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제 가계의 이자부담은 높아질 것이다. 가계의 이자부담이 소비위축으로 연결될 지 여부는 고용증가 속도에 달려있다. 고용을 통한 소득 증가분이 이자부담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다면 금리인상이 가계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소비위축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의 즉각적인 소비 축소 및 소비심리 악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레벨 자체가 아직은 낮은 상황이어서 기준금리 인상은 충분히 흡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경기회복의 수혜가 대기업과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 및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이들 중소기업 및 저소득층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과실이 파급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은 향후 물가를 적절히 통제하려는 통화담당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및 내수상승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물가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물가수준(6월 현재 2.6%)은 한은의 물가관리목표범위(2~4%)에 있는 것이어서 물가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공공요금 인상이 단행된다면 물가는 단번에 3%대로 올라설 여지가 높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어 해외로부터의 물가상승 압력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당국의 물가관리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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