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판교'의 '기구한 운명'…성남 지급유예에 '냉기'
'로또판교'의 '기구한 운명'…성남 지급유예에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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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이은 겹악재로 인프라 구축 지연 우려...거래 '뚝'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한때 '로또 판교'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받았던 판교(신도시)의 운명이 기구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가 최근들어 다시 이름값을 하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성남시의 지급유예 선언(모라토리엄)으로 판교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얼어붙을 조짐이다.

최근 기준금리 전격 인상에 연이어 터진 악재에 집주인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매수 예정자들도 상황을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마저 뚝 끊긴 상황이다.

판교는 뛰어난 강남 접근성을 무기로, 다른 신도시 부동산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와 올해 홀로 상승세를 누렸던 곳. '로또 판교'가 한창 이름값을 하다가 난데없는 복병을 만나 다시 '로또'라는 두 글자를 떼내야하는 염려스런 상황에 맞닥뜨린 셈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신도시 전체에서 아파트값이 평균 2.31% 하락하는 동안 판교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1.22% 올랐다. 전셋값은 강남권의 전세난에 반사특수를 누리며 6개월 만에 무려 25.84%나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는 그동안 도시 인프라 부족과 경기침체 속에 저평가됐던 판교 부동산이 제값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청약당시의 열기까지를 감안하면 이는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예컨대, 동판교에 위치한 백현마을9단지 126㎡형은 올 초만 해도 8억9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0% 가까이 오른 9억7천5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12일 성남시 측의 부채지급 유예 선언이 이 같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으리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성남시의 부채 지급 유예선언으로 판교의 최대 약점인 도시기반시설 구축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남시가 지급유예를 선언한 판교특별회계 5천200억원이 판교신도시 조성을 하면서 도시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한 돈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심가에 들어서기로 돼 있던 5조원 규모의 복합상업시설인 '알파돔'이 개발사의 토지 중도금 미납으로 사업 위기설이 나돌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호가를 낮춘 매물흘러나오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팔거나 사려고 하는 세력이 없어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체의 전언이다.

총 2만 5천가구가 들어서는 판교에서 현 시점에서 전매제한을 받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가구는 4천600여 곳에 불과하다. 

부동산114 측은 "아직까지는 처분하고 나갈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아 불안감이 있어도 담담히 지켜보는 형국"이라면서도 "모라토리엄 사태가 길어지면 수요가 끊어지면서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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