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바둑이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뇌 영상기법을 통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특수한 영상 장치로 평균 12년의 훈련 기간을 거친 프로기사와 바둑 연구생 17명의 뇌를 촬영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특수 영상장치는 뇌의 각 부위를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백질다발을 직접 볼 수 있는 장치.

촬영 결과, 바둑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집중력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다른 뇌의 영역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억력을 담당하는 측두엽 신경연결이 발달했는데, 이는 한가지 분야에서 심혈을 기울여 창작활동을 하거나 물건을 남들어 내는 전문가 즉 ’장인’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일반인들은 기억을 하나씩 저장하는데 비해 전문가들은 패턴 자체를 기억의 저장고인 측두엽에 담아놓았다가 효율적으로 꺼내 활용한다는 의미다.

권준수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과)는 "바둑을 계속 두고 훈련을 하면 5차선 도로가 10차선 도로로 넓어진다는 것이고 도로가 넓어지면 정보가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유창혁 9단(프로 기사)는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하고, 뭔가를 만들어야하고, 어느 틀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된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물을 부분이 아닌 통째로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바둑이 두뇌를 발달시킨다는 속설이 처음으로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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