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SKT 사장, 아이폰 도입 왜 자꾸 거론하나?
정만원 SKT 사장, 아이폰 도입 왜 자꾸 거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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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대한 위기감 발로" 관측
“애플의 사후서비스 문제로 도입 순탄치 않을 듯”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이 또 다시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이 KT가 현재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는 아이폰 도입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정만원 사장이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과 아이폰, 아이패드의 공급방안을 논의중에 있다”며 “그러나 최근 아이폰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 사장의 SKT 아이폰 출시 관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초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갤럭시S, KT는 아이폰4를 판매한다는 관점으로만 보지 말아달라”며 “고객들이 원한다면 아이폰을 들여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애플의 사후서비스(AS)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애플의 아이폰 공급 정책변화 움직임으로 SKT 아이폰 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한국의 KT를 포함해 미국 AT&T, 영국 보다폰 등 각국 2위 이동통신사에게만 아이폰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에도 아이폰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애플의 공급 관례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관측이 제기됨에 따라 KT만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해져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도 아이폰을 도입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애플의 정책변화 등 외부 환경적인 이유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 논의는 경쟁업체인 KT가 아이폰3GS를 국내 공급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데 따른 위기감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아이폰3GS를 국내 출시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의 선점 효과,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의 무형적인 효과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증대라는 수혜를 입은 바 있어, 아이폰이 통신사의 수익 개선 모델로 적합하다는 것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SK텔레콤에 완전 독점 공급하는 것이 아닌 갤럭시K, 갤럭시L 등 여러 버전으로 KT와 LG유플러스(구 LG텔레콤)에 모두 공급하게 될 상황도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을 검토한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재 갤럭시S를 시판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삼성과의 관계를 의식한 듯 아이폰 도입 관련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AS 문제가 100% 해결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대해 우리도 도입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는 AS문제로 인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모든 제품에 수리가 아닌 전체제품 교환정책을 적용하고 있는데, 정 사장은 그동안 애플의 AS 정책이 바뀌어야 아이폰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SK텔레콤 중 어느 한쪽이 AS정책을 양보하지 않는 한 아이폰 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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