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만 요란한 '아이폰4' 대항마
선전만 요란한 '아이폰4'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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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갤럭시S가 24일부터 국내 출시됐다. 갤럭시S는 공개 전부터 ‘아이폰 대항마’, ‘안드로이드진영의 수장’라는 수식어를 달고 그 기대만큼 많은 뉴스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과했던 탓일까. 이달 초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가 같은 날 공개되면서부터 갤럭시S의 ‘거품’은 빠지기 시작했다. 갤럭시S는 아이폰4와 비교해 하드웨어 사양이 비슷하거나 일부 떨어지는 부분마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 지원 능력은 여전히 애플보다 한 수 아래임이 확인됐다.

두 제품이 같은 날 공개됐지만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은 쪽은 아이폰4다. 애플은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멀티태스킹(2개 프로그램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아이폰4에서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갤럭시S와 같이 1기가헤르츠(GHz)의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두께는 9.3mm로 현존하는 휴대전화 가운데 가장 얇다. 삼성 측이 ‘하드웨어 스펙에서만큼은 단연코 앞선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갤럭시S와 아이폰4의 경쟁은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앱) 싸움이 돼 버렸다.

삼성전자에는 불행하게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이 강자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애플의 앱스토어(온라인 장터)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앱은 한글 앱 6천여개를 포함해 22만개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내놓으면서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개발했다고 자랑했지만 유료 결제가 막힌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쓸 수 있는 앱은 4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문제는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개수의 차이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단말기 제조사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갤럭시S’ 론칭 행사에서 삼성의 앱 생태계 환경 조성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발표행사를 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애플은 아이폰4 발표 후 3박 4일 동안 모바일 앱 개발자들에게 자세한 교육을 실시했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공개 ‘쇼’만 하고 끝났다. 삼성전자가 말한 대로 갤럭시S가 ‘20년 삼성 휴대폰 사업의 모든 역량을 담은 제품’이라면 이에 걸맞은 개발자 교육 및 지원 정책 얘기를 같이 꺼냈어야 했다.

갤럭시S 발표 행사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애플 앱스토어보다) 양적으로 미흡한 건 사실이지만 안드로이드 마켓, T스토어, 삼성 앱스 등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애플리케이션들을 갖게 됐다”면서 “양적 확보는 시간의 문제이고 유료 앱 결제 문제도 수개월 내로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뿐이다. 국내 앱 개발자들을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끌어들일 만한 비전 제시는 없었다.

반면,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공개한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앱 스토어에서 지난주 드디어 5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개발자에게 주는 수익이 며칠 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400억원)를 넘겼다”면서 “이것이 우리 앱 스토어가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이유”라고 자랑했다. 새로운 모바일 앱 광고 프로그램인 '아이애드(iAD)'을 소개하면서는 “우리 개발자들에게 목돈을 쥐어주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밝혀 앱 개발자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삼성이 ‘하드웨어 스펙에서만큼은 앞섰다’고 강조한 것은 ‘하드웨어 스펙’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열세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성능은 더이상 성공 보증수표가 아님은 이미 증명됐다. ‘아이폰 대항마’로 업계의 기대를 받아온 갤럭시S 발표에서 정작 아이폰에 맞서야 하는 삼성의 애플리케이션 지원 정책이 빠져 있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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