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증권-투신사 인수 '윤곽'
은행권, 증권-투신사 인수 '윤곽'
  • 임상연
  • 승인 2004.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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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투 본격 매각협상...하나銀 동원 유력
농협 기업銀, 증권 투신 등 인수작업 착수.


은행들의 증권, 투신사 인수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 하나 동원금융등 한-대투증권 인수후보들이 지난주 실사작업을 마무리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매각조건 등 본격적인 딜(Deal)을 벌이고 있는 상태며 올 하반기 증권 및 자산운용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농협과 기업은행도 물밑접촉을 통해 인수 레이스에 뛰어든 상태다.

또 LG투자증권을 인수를 놓고 유안타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우리금융도 MOU 체결을 앞두고 인수자금 확보 등 최종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잇따라 증권 투신사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올 하반기에는 관련업계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대투 인수, 하나銀, 동원금융 부상

증권사 M&A중 메인이벤트로 손꼽히는 한-대투증권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국민, 하나은행, 우리금융, 동원금융, 푸르덴셜, AIG-칼라일 등 인수후보 6곳이 한-대투증권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무리하면서 7월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매각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사작업이 끝난 현재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국민 하나은행 동원금융 등 3곳이다. 푸르덴셜이나 AIG-칼라일 컨소시엄은 인수의지가 약하거나 자금 동원력에도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금융은 LG투자증권 인수에 주력하고 있어 이번 한-대투증권 인수 레이스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정부당국 한 관계자는 “아직 매각조건이나 가격협상 등 본격적인 딜 작업이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가 최종 후보가 될지 먼저 판가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실사작업 진행 결과 외국계보다 국내 인수후보들이 더욱 적극적이며 진지했다”고 말해 외국자본으로의 매각보다는 국내 자본의 인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최근에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3곳 중에서도 하나은행, 동원금융이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가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물론 정부당국내에서도 손을 들어주는 양상이다. 실제로 동원금융은 한-대투증권 인수에 나선 이후 줄곧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더니 최근에는 외인 지분율이 18%를 넘어섰다.

반면 국민은행은 임기만료(10월)를 앞두고 있는 김정태 행장의 재신임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한-대투증권 인수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증권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김정태 행장의 연임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반사적으로 하나은행 동원금융이 한-대투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며 “김 행장의 연임여부가 시기적으로 매각이후 결정되지만 많은 부분 매각작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농협·기업銀도 인수작업 본격화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의 증권, 투신업 진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이후 7월쯤 증권사 인수를 밝힌 농협은 최근 S증권 등과 물밑접촉을 통해 매각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농협은 현재 보험(공제) 선물 투신 자산관리사(채권추심)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상태로 증권사만 인수하게 되면 사실상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올 하반기 투신업 진출을 선언했던 기업은행도 쏘시에테 제네럴(SGAM)과 투신사 인수를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투신사는 중견그룹에 속하는 H투신과 Y자산운용 등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인력 구성을 위한 기초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수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투신시장 지각변동 불가피

은행들의 M&A를 통한 증권 투신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증권 투신시장도 은행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자산관리 및 운용부문에서 母은행의 대규모 지점망과 고객DB를 지원받을 수 있는 은행계 증권, 투신사들의 돌풍이 예상된다.

이미 투신업계의 경우 은행계 투신사들의 시장점유율(전체 수탁고 기준)이 30%에 육박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한-대투증권 등이 매각될 경우 단번에 절반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업계전문가는 “금융겸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그룹이나 지주사로 네트워크가 이루어진 증권 투신사들의 성장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한-대투나 LG투자증권 등 인수가 끝나면 은행계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연·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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