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윤대 리스크, 그리고 언론의 '호들갑'?
<기자수첩> 어윤대 리스크, 그리고 언론의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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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KB금융지주가 CEO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황영기 전 회장 사퇴이후 지속돼 온 9개월여의 기나긴 리더십 공백사태가 어 회장 내정 이후 오히려 심화되는 형국이다.

주가는 폭락하고 노조는 '전면 투쟁'으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금융당국도 어윤대 회장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어 '관치' 논란이 자질논란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이쯤되니 지난 15일 최종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어 내정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KB금융 이사회의 후일담이 무색할 지경이 됐다.

실제로 어 회장 내정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안팎으로 비판 일색이다.

회장 내정 직후 밝힌 우리금융과의 합병추진 의지는 주주들과 시장의 실망으로 이어지며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우려한 양사 노조는 연합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쟁 금융사 CEO는 '성급했다' 혹은 '잘 모르고 한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으며,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KB금융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 최소한 어 내정자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리더십' 측면에서는 시작부터 불합격점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정자 신분으로서의 시장상황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 내정자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업무효율성이 우선이며, 최소한 내년까지는 M&A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분간 어 내정자의 성급한 행보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정 전후의 발언이 180도 달라진 것을 놓고도 민간 금융사 최고 경영자로서의 자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어 내정자의 사견일지라도 우리금융 민영화가 빠른 시일내에 진행되기 힘들다는 점을 밝힌 대목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어 내정자는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최근 KB금융 임원진을 만나 '일부에서 내 발언을 과장하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 내정자의 '메가뱅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며, 후보로서 경쟁할 때도 우리금융 및 산업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했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뒤늦은 말바꾸기는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만 확산시킬 수 있다.

언론과 노조가 '설레발' 친다고 지적하기 전에 국내 최대 금융사 CEO로서의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아울러 어 내정자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금융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서만큼은 취임 이후 합격점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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