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 대내외 2중고 '흥행' 실패?
외환銀 매각, 대내외 2중고 '흥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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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회장, 우리금융으로 시선 '집중'
유럽발 위기로 외국계 '신중 모드'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외환은행 매각이 또다시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우리금융 민영화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해온 외국계 은행들 역시 '굳이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밝혀온 외환은행 매각완료 시점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KB금융 회장 인선 및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이라는 빅이슈에 밀려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2월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완료시점을 8월 전후로 못박은 바 있다. 하반기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에 앞서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려던 론스타의 의중이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외환은행 주가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올초 1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이달 들어 1만3000원대를 밑돌고 있다. 14일 현재 시가총액 역시 8조4천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할 경우 50%+1주가 4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는 호주 ANZ은행 등이 제시한 인수가도 4조원 안팎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협상이 결렬됐지만 지난 2008년 HSBC측이 제시한 인수자금 6조원보다 2조원 가량 적은 액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수 희망가 4조원이면 사실상 M&A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유럽발 금융위기로 외국계 금융사들의 스탠스가 보수적으로 바뀐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KB금융 회장 인선 전후로 외환은행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 회장 유력후보 가운데 일부 인사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우리금융과의 합병과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가능성에 대해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금융사들의 경우 인수전 참여가 외환은행 몸값만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처럼 외환은행 매각의 흥행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매각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의 중간배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역시 매각 실패를 염두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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