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악재에 공매도 '활개'
유럽發 악재에 공매도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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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올해 공매도 거래비중 최고 기록
"부정적신호 VS 공매도 재개 후 정상화 과정"

[서울파이낸스 임애신 기자]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등 남유럽의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감으로 코스피지수가 1650선으로 주저 앉아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고조되자 공매도가 부활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으로,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거래다.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월간 공매도 거래비중은 ▲지난 3월 0.51% ▲4월 0.63%로 증가했고, 이번달 6일에 평균 공매도 거래비중은 1.02%로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매도 거래비중은 코스피 총 거래량을 코스피 공매도 합계로 나눈 값이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횡보 국면을 보이거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매도 거래비중이 1%를 넘어설 경우, 이를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매도가 늘어나는 것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거래규모가 큰 외국인들이 대외악재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에 여러 제약이 있어 개인이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기관 및 외국인이 참여한다"면서 "최근에는 기관보다 외국인들이 공매도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대부분이 차익거래, 헤지 관련임을 고려하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공매도 비중은 2.19%까지 올라간 적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 6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관투자가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상품 헤지용으로 공매도를 활용하는 것도 공매도가 증가하는데 한 몫했다.

최근 상장주식수 대비 대차잔액 비중이 증가한 종목에는 롯데제과, STX조선해양, 한국타이어, 아이에스동서, 호남석유, 고려아연 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차거래 필요도가 낮은 종목은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와 주가 수익률간의 관계는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고 자료의 한계상 분석이 제한되는 부분도 있어 투자지표로 이용하는 데 제약이 존재한다"며 "그러나 공매도가 특정 시장 참여자들의 시장과 개별 종목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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