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인선 '난항' 예고
KB금융 회장인선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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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이철휘 등 정부 인사 거론
KB사태 여파로 외국계 CEO 전무
후보물색 어려워 속도낼지 미지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조만간 회장 인선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내비쳤지만 후보군 물색에 애를 먹고 있어 제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의 회장 자리라는 점에서 하마평이 무성할 만도 하지만 정부측 인사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후보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지난주말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오는 3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말 이후 반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리더십 공백 사태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내달초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긴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강 행장이 10월 임기말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업무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과의 갈등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돼온 만큼 임기를 보장하기 어려운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럴 경우 KB회장-국민은행장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같은 이유로 KB금융 회장 선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후보군 확보부터 애를 먹고 있다.
현재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로는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을 비롯해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 정부측 인사와 민유성 산업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 현직에 몸을 담고 있는 은행장들이 전부다.

폭넓은 후보군을 확보하겠다는 KB금융 이사회의 의중과 달리 후보군 형성조차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계 출신의 대표주자로 꼽혀왔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에 이어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잇따라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빚으면서 외국계 출신들이 하마평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 및 관료 출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 역시 검증과정에서 적잖은 잡음을 예고하고 있다.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의 경우 한은 총재 인선과정에서 도덕적 결함을 이유로 낙마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경우 지난해말 취임 이후 임기 반년도 못채운 상황이다.

지난해말 KB금융 회장 인선과정에서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경합을 벌였던 이철휘 사장의 경우 당시 이사회와 심각한 갈등관계를 빚는 등 KB금융의 리더십 공백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내부 반발이 예상된다.

현직 은행장들 역시 임기중 경쟁사로 옮기는 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 결국 현재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 가운데 KB금융 회장에 적합한 인사가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일부 인사의 경우 이미 물밑작업에 착수했다는얘기도 들리지만 내부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로서도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후보군조차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장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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