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시스템 '설왕설래'
매트릭스 시스템 '설왕설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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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던 ‘매트릭스’라는 단어가 근래 은행권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내놓은 첫 작품인 ‘매트릭스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덕분에 요즘 은행가에는 외환은행 조직개편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선진 시스템 도입으로 그간 대형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했던 외환은행의 영업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결제권이 나눠져 집중력이 분산되는데 따른 문제 역시 상당할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매트릭스 시스템은 기존 은행들이 도입한 행장을 중심으로 한 종적인 연결을 중시하는 변형된 사업부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각 사업부가 자체적으로 인사, 재무, 리스크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사실상 ‘小은행’형태에 가깝다는 것이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이에 외환은행은 각 사업부분을 세분화, 전문화해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구성, 각 사업부의 영업력을 극대화한 시스템으로 자신하고 있다.

반면 금융계 일각에서는 총자산이 69조원에 불과한 외환은행이 지나치게 조직을 세분화함으로써 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트릭스 시스템은 시티은행이나 JP모건과 같은 메가뱅크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동네 슈퍼규모에서 백화점식 영업이 가능할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상존해 있는 국내 금융계 풍토를 감안할 때 원활한 의사소통 통로의 구축 없이는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충고도 들린다.

사업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의 임원은 “도입 초기 타 사업부에 예산이나 인력지원을 부탁하면 자기 사업부의 실적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며 협조를 거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며 “은행 전체의 수익보다는 자기 사업부의 수익달성에만 치중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하곤 외환은행이 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 행장은 물론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임원들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외환은행은 여전히 노조와 줄다리기를 벌이며 꾸준히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임원간 뿐만 아니라 노조로 대변되는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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