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탈인가, 단기 외유인가?
외국인 이탈인가, 단기 외유인가?
  • 김성호
  • 승인 2004.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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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동안 2조6천억 팔아치워...주가급락 주요인
전문가 손익분기점 고려 할 때 추가매도 적을 듯

국내증시가 중국 총리의 깜작 발언에 이어 유가 급등, 미국 금리인상 불안감으로 연일 큰 폭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7일) 종합주가지수는 838.74를 기록해 직전일 주말보다 무려 24.1포인트나 하락하며 3개월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시 급락을 주도한 세력은 최근 엄청난 식욕으로 국내 주식을 먹어 치운 외국인들로 결국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외국인이 매도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가 증시 향방의 척도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지칠 줄 모르는 매도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의 총액은 약 2조6천억원. 바이코리아가 시작된 이래 순매수한 24조원 중 무려 10% 가량이 8일 만에 빠져 나간 것이다.

이처럼 국내증시의 황제로 군림해 온 외국인들이 갑작스럽게 매도공세에 나선 이유는 지난 주 초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경기억제 발언이 시초가 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 경기의 과잉성장을 우려해 이에 따른 다양한 억제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결국 전체 수출산업에서 對 중국 비중이 큰 국내 경기위축이 점쳐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집중 매도에 나서기 시작한 것.

또 유가 급등을 비롯해 미국이 금리인상 조짐을 보이는 등 대외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겼다.

이 밖에도 최근 UBS증권이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식형 펀드에서 98년 이후 최대 규모인 16억달러가 유출됐다고 주장하면서 단기성 투기자금 성격의 헤지펀드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 입증되자 가뜩이나 위축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는 “국내증시 급등의 견인세력으로 추대 받던 외국인이 결국 국내증시를 폭락시키는 원흉이 됐다”며 “대외 악재가 산재돼 있는 상황에서 이들 외국인의 매도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얼마나 더 팔까 ‘관심’

이처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마구 팔아치움에 따라 이들 외국인의 추가 매도규모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추가 매도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국내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 24조원 중 약 15% 정도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까지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주식 총액을 감안할 때 약 1조원∼1조5천억원 가량이 추가로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는 “현재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대외악재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2조6천억원 가량이 빠져나갔지만 외국인의 투자자금 규모를 고려할 때 약 1조원 가량이 추가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단기 외유로 끝나나

시장 전문들은 외국인들이 최근 대외정세에 따른 부담감으로 국내 주식을 일시에 털고 있으나 이 같은 움직임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외국인의 손익분기점이 791선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증시가 더욱 급락하게 될 경우 손익분기점을 화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패닉상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도 단기 외유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추가로 매도할 경우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와 같이 대규모 매도공세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가가 단기간 조정을 받겠지만 장이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도 “이미 지난주까지 만으로도 국민은행, 포스코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하회한 상태”라며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매입해 온 외국인들이 금주에도 무모하게 매도를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지난주 증시 급락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가진 자리에서 현 증시가 단기간 조정을 맞고 있는 것일 뿐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셀 코리아’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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