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관리 소흘 공시수준


시중은행이 저마다 ‘주주가치 실현’을 경영 화두로 내걸고 주총 시즌이면 앞 다퉈 주주의 이익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가장 기본인 IR에는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는 곳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이 유일하며 오히려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분기별로 실적발표와 함께 기업설명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각행들은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애널리스트들과 주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없는 만큼 주가관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다만 IMF외환위기 이후 주가가 곧 실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반기업처럼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토로했다.

외환은행은 행내에 IR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인 기업홍보보다는 외부 의 자료요청을 접수, 처리하는 수준의 수동적인 업무에 그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원을 확충해 IR분야를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나 매각이후 조직 정비가 마무리되지 못해 아직 손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거래가 중지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제일은행은 기획예산부에서 IR업무를 처리하면서 전담직원도 없이 부수업무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코헨 행장과 CFO인 드완 부행장이 직접 해외 로드쇼를 통솔해온 덕분에 해외에서의 명성은 오히려 타행에 한발 앞선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자본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대부분 은행에서 지분의 과반수 이상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대부분 은행들이 해외 투자설명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IR팀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가 주최하는 컨퍼런스 콜에도 일정문제나 자료부족을 이유로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채권 발행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체 해외 IR을 진행하는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 신한, 하나 등 일부 대형은행을 제외하면 매일 수만명이 접속하는 각행 홈페이지의 IR코너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때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IR이 붐을 이루면서 각행들은 앞 다퉈 홈페이지마다 기업정보를 공개하는 IR코너를 구축했지만 지금은 분기별로 공시하는 기업실적 보고서를 그대로 게재하거나 은행 관련 기사를 옮겨 싣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이버 IR은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비용부담도 크지 않아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수 있는 만큼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