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선수들 '善戰'에 '손 들었다'
KBS·MBC, 선수들 '善戰'에 '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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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에서 '메인뉴스'로 제자리 찾아..."만시지탄이지만 다행" 중론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KBS와 MBC가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두 방송사가 16일부터 SBS가 제공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상을 보도에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KBS는 SBS가 이날 저녁 7분30초 분량의 올림픽 영상을 제공해왔고, 'SBS 화면 제공'이라는 고지도 하루 한 차례만 하면 된다고 알려와 올림픽 영상을 9시 뉴스부터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 역시 KBS와 회의를 통해 SBS 제공 영상을 이날 저녁뉴스부터 사용하기로 했다.

실제로, 두 방송은 '뉴스 9'와 '뉴스데스크'의 메인뉴스로 모태범 선수의 스피트 스케이팅 5백m 금메달 소식을 보도했다. SBS가 제공한 멋진 화면과 함께. 물론, 이어진 스포츠 뉴스의 '메인뉴스'도 모태범의 금메달이 장식했다. KBS는 이날 11시 '뉴스라인'에서도 '메인뉴스'로 내보냈다. 

이날 보도는 지난 14일 소트트랙에서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당시 KBS는 '뉴스 9'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일반 뉴스 시간에 보도하지 않았다. 스포츠뉴스 시간에 다섯 번째 소식으로 다뤘을 뿐이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다섯 번째 뉴스로 짧게 전했다. 단신인데다 영상도 스틸 사진이나 외신 화면을 사용했다.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KBS와 MBC가 돌연 올림픽 방송태도를 바꾼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두 방송은 이유야 어떻든 공영방송이 국민적 관심사인 올림픽 소식을 너무 소홀히 다룬다는 비난여론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 선수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두 방송사와 SBS간 협상 내용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앞서, 밴쿠버 올림픽을 단독 중계하게 된 SBS는 KBS와 MBC에 하루 2분 분량의 올림픽 영상을 제공하고, 'SBS 화면 제공'이라는 고지도 영상 사용시마다 할 것을 요구했었다. 결국, 16일 두 방송사가 SBS의 이같은 요구를 뒤늦게 수용한 셈이다.

두 방송사의 '용단'에 박수를 보내는 시청자(국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태범 선수가 딴 금메달은 그 자체가 스포츠를 뛰어 넘는, 하나의 '歷史'다. 만약, 두 공영방송이 이 엄청난 뉴스를 또 다시 단신으로 처리했다면 어떘을까? 훗날 역사의 '汚點'으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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