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카드결제 '싸움'에 소비자 편의는 뒷전
보험료카드결제 '싸움'에 소비자 편의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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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가맹점 등록돼 있으면 카드 받아야”
보험업계, “카드 수수료 높아 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 보험료카드결제문제를 둘러싼 카드업계와 보험업계간의 '싸움'에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카드업계는 보험료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저축성보험은 카드결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서로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두 업계가 지리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이들의 이익다툼에 소비자가 애꿎게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고 하겠다.

■카드업계 “보험사 카드 가맹점 등록은 영업 수단”

카드업계는 보험사들이 카드 가맹점 등록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사실상 보험료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초회 보험료를 받을 때 고객 유치를 위해 카드 결제를 받는 반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보험료에 대해선 카드 결제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료 카드 결제 거부는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업계에서 크게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보험 등 손보업계가 취급하는 주요 상품이 금액이 크고 일회성 결제인데 반해 생보업계에서 취급하는 주요 상품은 손보상품 대비 금액은 적은 반면 10년 이상 장기상품인 경우가 많아 카드 결제로 인한 수수료 발생이 부담스럽다고 생보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보험 상품을 카드로 구입하는 것은 자유롭게 지급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생보사별로 카드를 받는 곳도 있고 받지 않으려고 하는 곳도 있어 원칙 없이 소비자의 카드 결제를 각 사의 이익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빅3 생보사인 삼성, 대한, 교보생명의 경우 삼성은 삼성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등 카드 사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다이렉트 보험(TM, 인터넷을 통해 가입된 보험)의 경우에 매월 카드 자동이체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반면 대한생명, 삼성생명(일부 상품 제외)은 다이렉트 보험의 보험료 매월 카드자동이체가 가능하지만 절차상 매월 고객이 전화로 카드 납부 요청을 해야 하는 등 카드 결제 편의를 고의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보험은 빅3사가 공통적으로 매월 보험료 카드자동납부 절차를 까다롭게 해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50%이상인 이들 생보사 외에 중소 생보사들은 대부분 보험료 카드납부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시장 독점적인 사업자들이 영업상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의 보험료 카드 결제 편의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보험설계사를 운용하고 있는 빅3사의 카드결제실적(금액기준)은 주요 생명보험사(22개사) 실적 대비 약 4%대에 불과한 것도 빅3사들이 특히 카드결제에 소비자 편의를 제한한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국세청 과세자료에 따르면 빅3사의 카드결제실적은 620억원, 나머지 생보사 19개사는 1조2350억원이다.  

■생보협회 “카드결제대상에서 저축성 보험 제외 추진”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카드 결제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보협회는 “저축성보험에 대해서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실제로 현금납부 하지 않았음에도 이자수익이 발생하는 모순을 지적”하는 한편 “저축성보험은 신용카드로 가입할 경우 이자 부리(附利) 기간 산정에 혼란”을 가져 온다며 보험료 카드 결제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생보협회의 의견이 주장과는 달리 카드수수료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꼬집고 있다. 즉, 영업에 손해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 결제를 사실상 거부한다는 것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은행에 적금을 가입할 때 카드결제하지 않듯이 일정 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품에 납부하는 부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보험료 카드 납부를 반대했다. 또, “보험료가 계좌 자동이체나 카드 납부와 같이 매월 자동이체 될 경우 보험료에 포함된 사업비 중 수수료 부문의 비중이 낮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사 보험업종 카드 수수료 낮춰줄 수 있나

카드업계와 보험업계의 이익다툼 속에 소비자들의 보험료 카드결제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생보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카드 수수료를 낮춰 준다면 보험료 카드 결제 편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생보협회는 이같은 입장은 업계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여십협회는 “가맹점이 카드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도 “카드사들의 이익이 걸린 수수료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양 업계 간의 이익다툼 문제로 소비자들의 보험료 카드납부 편의에 대한 개선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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