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사업추진단은 '제2의 구조본(?)'
삼성 신사업추진단은 '제2의 구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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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밑그림 역할론도
바이오 등 미래 먹을거리 발굴 주도

[서울파이낸스 정일환 기자]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에서 ‘신사업추진단’이라는 낯선 조직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순택 삼성SDI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신사업추진단은 미래 수익원 발굴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측은 신사업추진단에 대해 ‘삼성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될 조직’이라고 말한다. 바이오·그린 등 삼성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2020년 매출 4,000억달러 달성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신사업추진단’의 몫이다. 그동안 신사업추진팀으로 불리던 이 조직은, 이번 인사개편에서 신사업추진단으로 승격되면서 삼성전자 내 핵심조직으로 급부상했다.

재계는 이를 놓고 삼성전자가 가능성 있는 사업 발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 삼성 주변에서는 신사업추진단이 이재용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금까지의 완전히 다른 사업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삼성이 탄생했음을 선언하고, 이를 ‘이재용 시대’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몇 년간 삼성전자의 성공적인 변신과 진화가 필수적이다.

신사업추진단장의 지위를 부회장으로 설정한 것 역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사업추진단장이 중복 사업간 조정 및 신규 투자 문제 등 그룹의 제반 경영사항에 관여하면서 중앙집권체제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역시 결국 이 부사장의 경영승계와 무관치 않은 행보가 되는 셈이다. 신사업추진단이 이 부사장 직속으로 배치된 점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이 그랬듯, 신사업추진단이 이 부사장의 영향력 아래 위치하면서 그의 조직 장악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때마침 이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맡았다. 삼성전자의 ‘원톱’이 된 단독 최지성 사장이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안살림을 한다면 이 신임 부사장은 사업 부문 간 조정과 글로벌 고객 관리 등 사실상 오너 경영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대외 주요 거래처를 직접 챙기는 자리다. 일각에서 신사업추진단을 옛 구조본, 혹은 기획실의 부활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너무 앞서간다”는 반응이다. 삼성 측 관계자는 “신사업추진단은 이름 그대로 삼성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이 전부”라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조본의 부활’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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