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 `주춤'..`양극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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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밀어내기'에 청약률 `부익부 빈익빈' 

대출규제 반사이익과 세제혜택 등으로 달아오르던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수도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양도세 감면 혜택 등 호재가 겹친 덕에 한두달 전만 해도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아파트들까지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될 정도로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은 물론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마저 1순위 미달이 속출하는 등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 그 와중에도 서울 강남 등 입지가 뛰어난 지역에서 분양된 일부 아파트는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분양시장이 `양극화'하는 양상이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들어서는 삼성물산ㆍ대림산업의 `가재울래미안ㆍe편한세상'은 지난 2일 625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16개 주택형 중 대형 4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현대엠코의 상봉동 주상복합 아파트 `프레미어스 엠코'도 총 46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는 309명만 청약했고 13개 주택형 중 2개는 3순위에서도 끝내 미달이었다.

마포구 공덕동 주상복합 `마포 펜트라우스'는 3.3㎡당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높은 2천360만원대로 책정됐는데 결국 7개 주택형 중 6개가 3순위에서도 미달됐다.

대림산업의 `고양 원당 e편한세상' 일반분양분 310가구도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된 뒤 3순위에서 겨우 모집가구 수를 채웠으며, 가장 많은 148가구를 모집한 최대면적의 141.55㎡형(전용 기준)은 3순위까지 신청자가 한명도 없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분양가가 높더라도 입지 등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아파트들은 여전히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일반분양한 `래미안 광교' 610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5.08대 1, 최고 77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고 호반건설의 `광교 호반베르디움' 512가구 역시 평균 31.92대 1, 최고 76.7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됐다.

서울 강남권에 자리한 대림산업의 `서초 교대 e편한세상' 72가구는 3.3㎡당 평균 2천800만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1가구만 모집한 최대면적 주택형을 제외한 9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같은 회사의 `방배 서리풀 e편한세상' 99가구도 최고 10.25대 1의 경쟁률로 전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2월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시한을 앞두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으로 물량은 늘어난 반면 수요자들은 청약에 더 신중해진 점이 분양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DTI 규제 확대로 일반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고, 이 때문에 아파트를 분양받아도 큰 시세차익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입지 등 투자가치를 더 민감하게 살피게 됐다는 것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수요자들은 보금자리 주택 이후 더 까다로워졌는데 신규 아파트 공급은 쏟아져 분양시장이 일시적으로 소화불량에 걸린 상태"라며 "입지가 나쁘거나 소규모 단지는 미분양으로 남고 분양가가 높아도 확실한 호재가 있는 단지에는 수요자가 몰리는 등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의 이미영 분양팀장은 "최근 광교신도시의 분양사례로 볼 때 투자가치에 확신이 들면 높은 분양가를 감수하고 양도세 감면기간 내에 서둘러 계약하려는 잠재수요는 상당하다"며 "투자성을 갖춘 단지는 청약은 물론 계약률도 높겠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단지는 도태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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