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IT 업체, 살 길 찾아 ‘해외로’
국내 증권IT 업체, 살 길 찾아 ‘해외로’
  • 남지연
  • 승인 2004.04.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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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집중 공략…역효과도 우려돼

다양한 마케팅·사업전략 마련해야

최근 국내 증권 IT업체들이 IT 시장 침체와 과당 경쟁을 피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선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 하락과 이로 인한 출혈이 너무 크고 새로운 사업 확대의 지름길이 ‘해외 진출’이란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감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해외진출 현황
증권전산은 지난해 사우스 차이나 증권의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가동한 데 이어, 얼마 전 중앙 집중형 원장관리 시스템 ‘BASE 21’을 구축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8월 현지 IT업체와 HTS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중국, 대만의 증권업계와 IT회사들을 상대로 기술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S 업체 중에선 두리 정보통신과 미래로 가는 길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리 정보 통신은 지난해 완료하지 못했던 태국 진출을 만회하기 위해 현재 대만의 증권사 등과 적극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로 가는 길은 이미 지난해 대만 일성그룹 지주회사와 HT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 타이콤 증권사에도 HTS 공급 및 API 추가 개발 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곧 증권 IT업체에 ‘가뭄에 단 비’만은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 쉽지 않은 해외시장 공략
증권 IT 업체들이 대만, 중국, 일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보 인프라 체계의 부재, 문화적인 차이점으로 진출이 사실상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우선 대만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에게 굉장히 까다로운 제안을 많이 하는 것으로 정평나 있다. 한번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소스 공개’및 과다 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국내 업체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

요구대로 자료를 제공해줘도 계약 시엔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해 업체로선 힘이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넓은 시장이 매력적인 중국은 그만큼 통신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실정이라 진출한다 해도 기술상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또 증권사가 국유화 돼 있어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렵고, 증권 IT업체 개별적으로는 진입이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 온라인 주식 거래가 전체 거래의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HTS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고, 통신 인프라 역시 미비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의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내심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은연중에 있는 것 같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 사업전략 다양화해야
실제 소스 공개로 인한 기술 유출부문이나, 덤핑 판매로 인한 가격 하락은 일단 해외 업체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국내 IT 업체들에겐 불가피한 현실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 얻은 기술과 정보력을 그대로 뺏길 수 만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 시장에 대한 충분한 분석,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그간 쌓아온 기술 노하우와 운영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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