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내년부터 은행들의 주택 담보 대출 금리 산정 방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행 CD금리 연동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에, 어떻게 하면 실질금리를 가장 잘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출할 수 있을지, 즉 금리 산정방식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8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 예금증서, CD 금리가 시중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실질 조달금리를 반영하는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그동안 CD연동금리체계와 관련, 은행의 전체자금조달 중 CD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10~20%)인데도 대출금리를 일률적으로 CD금리에 연동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었고, 금융당국이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로 한 것.
현재 거론되고 있는 새 금리산정 방식으로는 정기예금과 CD, 은행채, 환매조건부채권 등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의 금리의 가중 평균치를 계산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삼는 '바스켓 방식'이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이와관련, 현재 한국은행이 매달 금융권 전체 평균 조달금리를 계산해 발표하고 있지만 25일 안팎의 시차가 있다. 9월의 은행 평균 조달금리를 10월25일에 발표하는 식이다.
금융연구원은 시차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에 은행권 평균 조달금리 발표시기를 앞당겨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
은행별로 각자 사정에 따라 평균 조달금리를 구해 기준금리로 삼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별 은행의 현실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중론. 은행들도 '개별 은행 바스켓'보다는 '은행 공동 바스켓'을 선호하고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동바스켓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준으로는 바스켓 금리가 CD 금리보다 높은 상태. 하지만,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하면 대출자가 부담하는 이자에는 별 차이가 없고, 시장 금리 추이에 따라서는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결정구조 변경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문제점은 단순히 cCD금리 연동에만 있는게 아니라 고무줄같은 '가산금리' 적용에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질금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금리산정방식뿐아니라 가산금리 체계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작업이 함께 이뤄져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모두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 검토를 마무리하고 이달 안에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내년 초 바스켓 방식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CD 및 은행채 연동 대출상품도 계속 판매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