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SKT와 " 짝짓기 하나, 안하나"
하나카드, SKT와 " 짝짓기 하나,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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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유통 등 이종업종과의 결합 가능성 열려 있어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하나카드가 전업계 카드사로 2일 공식출범했다. 이동통신사인 SKT와 조인트벤처 회사로서 출범하려던 당초의 계획과는 다르지만 일단 SKT와의 협상은 계속 진행하되 다른 회사와의 짝짓기 가능성도 열어놓는다는 방침이다.

3일 하나카드 관계자는 “SKT와 하나금융간의 카드사업과 관련된  경영권과 지분매각 가격 등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하나카드가 우선 단독출범하게 됐지만 SKT와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협상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조건만 맞으면 SKT가 아니라 KT와도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해 하나카드 지분 매각 조건만 맞으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밝혔다.

이강태 하나카드 사장도 “이미 선진국 등에서는 통신과 금융 간의 컨버전스 등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볼 때 카드산업도 통신과 결합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장을 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혀 이종업종간의 결합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친 바 있다.

그간 하나카드는 SKT, 비씨카드는 KT라는 짝짓기 구도가 형성돼오면서 카드사간의 경쟁구도보다는 거대 이동통신사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카드 사업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T는 금융이라는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하나카드를 통해 카드 사업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지만 경영권과 지분 인수 가격 등 협상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SKT가 빠진 하나카드가 단독 출범하게 됐다.

이런 와중에 신한카드가 지난달 13일 SKT와 제휴해 ‘신한 SK행복카드’를 출시함에 따라 하나카드와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는 일각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 입장에서는 SKT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한 SK행복카드는 양사의 단순한 제휴가 아닌 SK에너지의 주유, SK텔레콤의 통신, SK M&C를 포함한 SK 각 계열사의 각종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멤버십 서비스, 그리고 OK캐쉬백 포인트 서비스 등 SK의 모든 서비스를 한 카드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과 더불어 신한카드의 각종 생활 서비스도 그대로 제공해 합작회사와 흡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 SK행복카드는 하나카드가 SKT와 조인트벤처회사로 출범할 것을 대비해 구상해 온 카드서비스와 흡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SKT가 하나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사를 통해 카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SKT와 경쟁관계에 있는 KT도 공시를 통해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카드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지분 인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비씨카드의 지분 27.65%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이 비씨카드 지분 매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편 14.65%를 보유한 3대 주주인 신한금융도 당장은 비씨카드 지분에 대한 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KT의 입지가 좁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이 하나금융과 SKT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KT의 비씨카드 인수도 어려울 것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S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고 KT가 하나카드에 투자하기 위해 서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사업 관계에 있는 이들 회사들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 위한 포석작업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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