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vs 김정태 '진검승부'?
황영기 vs 김정태 '진검승부'?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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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증권맨출신 대형은행장 '공통점'
리딩뱅크 자리다툼 치열할 듯.

증권맨 출신 두 대형은행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 23일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주주총회에서 실적부진에 대한 질타와 성과급 문제로 곤혹을 치룬지 불과 이틀 뒤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은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으며 우리은행 행장직에 취임, 국내 최고를 뛰어넘는 ‘글로벌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나섰다.

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은행으로 전락했던 상업, 한일, 평화, 광주, 경남은행 등을 한곳에 몰아 만신창이로 시작했던 우리금융지주회사가 불과 3년여만에 다시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공인된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은 타행들이 IMF 여파에서 허덕이고 있는 동안 2002년에만 1조3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지난해 신용카드대란, SK네트웍스 LG카드 사태 등으로 7천533억원의 적자를 시현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예년 수준의 실적회복을 장담했던 올해에도 치솟는 연체율과 1천억원의 세금 추징, 노조의 행장 불신임 운동 등 예상치 못했던 걸림돌에 걸려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3년간 신용평가시스템 개선, 영업망 정비, 경영투명성 확보 등 기초체력을 다진 우리금융이 카리스마 넘치는 황 행장을 주축으로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질주에 나선다면 승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전초전은 비은행부문 인수경쟁

김정태 행장과 황영기 신임 우리은행장의 전초전은 한투, 대투, LG증권을 비롯한 한투, 대투 인수전 및 카드, 보험, 모바일뱅킹 등 비은행부문의 진출경쟁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국민은행이 카드, 방카슈랑스, 자산운용, 모바일뱅킹 등 향후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갈음할 새로운 트랜드를 선점하는데는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카드 합병이후 통합카드를 선보이며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보험업종 진출을 위해 한일생명을 인수, KB생명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하반기 본격적인 영업개시를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또한 자산운용부문에 대한 시장확대를 위해 최범수 전 부행장의 지휘아래 한투, 대투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뱅킹 시장 또한 지난해 9월 LG텔레콤과 손잡고 시장을 오픈한데 이어 KTF와 제휴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황영기 행장을 필두로 한 우리금융 또한 그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지주사와 은행간 불협화음을 회장, 행장 겸임을 통해 깨끗이 해결한데 이어 우리금융 실적악화의 주범이던 우리카드가 부실정리를 거쳐 은행으로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는 등 기초적인 성장기반구축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레이스를 준비중이다.

이와 관련 황영기 행장은 지난주 취임식에서 “증권, 보험, 투신 등 비은행부문 진출을 확대해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 정부가 금융지주사의 차입규모를 확대하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키로 하는 등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인수전에 한팔 거들고 있어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우리금융의 발빠른 추격이 국민은행을 추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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