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시류 못 탄 외환은행 '고민'
대형화 시류 못 탄 외환은행 '고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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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한다면... 제일 '대등', 국민 '특화' 장점
외환 특화 사업을 통해 독자생존을 꾀하고 있는 외환은행이 화려한 도약과 영광의 시기로 삼은 2005년까지의 시기가 지나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될까?

금융계 일각에서는 3년 후 외환은행의 모습을 합병을 통한 대형화로 점치고 있는데 실제로 외환은행 내부에서조차 합병 가능성은 자주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21일 외환은행 이강원 행장도 비전 선포식 개회사를 통해 독자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되 조건이 맞는 협상자를 만난다면 주도적 입장에서 합병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으며 맥킨지 측 최정규 파트너도 애널리스트들조차 덩치가 작은 외환은행의 분석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은행의 대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시점에서 외환은행이 그려볼 수 있는 향후 대형화 모델은 세 가지.
첫째, 기업과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과의 수평 M&A를 생각할 수 있다.

세 은행이 모여 세 개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말 그대로 지주회사 형태의 수평합병이지만 정부 특수은행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실제 가능성이 별로 없는 합병 모형이다.

둘째, 전북이나 대구 등 지방은행 2,3개 정도를 흡수하는 경우이다.
외환은행이 강조하는 주도적인 입장에 설 수 있는 모형이며 충청하나은행의 경우처럼 지방은행을 사업 지점 본부로 만들어 독립적인 경영 상태를 인정해줄 수 있으나 이 모형은 특별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경영진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셋째, 3년 동안 수익성을 최대한 높여서 제일이나 국민은행과 합병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별다른 인수대금의 여력이 없는 외환은행으로서는 시중의 대형은행을 인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

따라서 제일과 수평적 M&A를 추진할 경우 자산규모 등에서 주도적 입장에 설 수 있고, 또는 이미 1단계 대형화를 이룬 국민은행과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외환 특화 사업 부분에 있어서는 외환은행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환은행 내부에서는 세 번째 합병모델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대다수의 외환은행 관계자들은 아직은 구체적인 합병모델을 논의하는 것이 시기상조이지만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제일이나 국민과의 통합이 가장 유력하다며 급변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2,3년 후의 금융계 판도도 점치기가 어려워 당분간은 독자생존 원칙을 고수하면서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고도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의 투자 자본금을 회수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향후 외환은행의 수익성을 지켜본 후 수익률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타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매각시킬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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