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반격'…금호 경영권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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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전 회장 법정대응 의사밝혀
그룹 측 "언급가치 없다"…법정소송 가능성
구조조정 차질 우려, 신용도 타격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오너일가의 동반 퇴진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금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박찬구 전 금호석화 회장이 해임 결의에 불복해 법정대응에 나선 것. 그러나 그룹측에서는 대응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형제의 난'은 결국 법정으로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 따르면 전일 박 전 회장은 법무법인 산지를 통해 해임조치의 부당성을 따지는 법정대응에 나설 것을 공식화 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법정소송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법무법인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힌만큼 이미 법적소송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 중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11일 박삼구 명예회장과 금호석유화학 이사들에게 이사회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자인하고 사태 해결에 임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 며 "박삼구 명예회장은 박찬구 전 회장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언론플레이를 펼쳤다"고 비난했다.

특히 "박삼구 명예회장이 '가족간 공동경영 합의 위한'을 국내 굴지 상장법인대표이사의 해임사유로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소액주주들이 존재하는 공개기업을 자신의 사유물인 것처럼 전횡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풋백옵션과 관련이 없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서 주주·임직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약정서에 서명하는 것 자체가 배임행위라는 판단이 들어, 날인을 거부하고 대표이사 인감을 보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박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그룹 측은 "이전의 주장과 달라진 바 없으며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경영권 분쟁이 결국 법정소송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법정으로까지 가게 된다면 형제일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삼구 명예회장이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며 "따라서 이번사태는 큰 출혈 없이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오너 일가의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경우 구조조정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이번 분쟁이 법정으로까지 가게 된다면 금호의 이미지나 신용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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