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대 48’ 쌍용車 '딜레마'…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52 대 48’ 쌍용車 '딜레마'…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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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77일간의 혼돈(파업)이 남긴  결과물 '48대 52'. 이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대상 974명 중에 회사에 남을 수 있는 사람과 회사를 떠나야 할 사람의 비율이다. 쌍용차 노사가 생산 재개를 위해 한 몸같이 준비작업에 열중이지만, 막상 남을 자와 떠날 자를 가려야하는 '마지막 고충'이 회사의 활로 모색보다 더 '현실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쌍용차 노사는 정리해고자 구제방안을 합의하면서 대상자 선별 기준을 정해놓지 않은 상태. 총론에 합의했지만, 누가 남고 떠날지에 대한 각론은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쌍용차 노사가 6일 합의한 내용은 974명의 정리해고자 중 48%는 무급 휴직이나 영업직 전직으로 구제하고 나머지 52%는 희망 퇴직하거나 분사 형태로 정리한다는 것 뿐.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회사가 6월8일자로 통보한 정리해고자 974명 중 절반 가까운 468명이 살아 남게 된다.

그러나, 농성 비참여자 등 220여명이 이미 무급 휴직을 신청해 놓은 상태여서, 실제로 회사에 남을 수 있는 인원은 24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상 직원들은 회사에 남을 자와 회사를 떠날 자에 대한 선별기준과 회사의 인사 단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그 보다 더 썰렁한 분위기가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노사협상이 타결되기 직전까지 공장에 남아 점거농성을 벌인 노조원들 사이에선 누가 회사에 남을지를 두고 '미확인' 설(說)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직원들간 '위화감'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상균 노조 지부장이 6일 농성을 풀기 전 노조원들에게 '현재 점거농성 중인 노조원을 회사에 남는 인원에 우선 포함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 이같은 루머의 진원지다.

사측은 이처럼 사실 확인이 안 된 루머가 직원들 사이에서 퍼지자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선별 기준을 제시하지는 못한 채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다 보니 그냥 설로 받아들이기도 애매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6월8일자 정리해고자 974명 중 노사협상 타결 직전까지 남은 농성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무급휴직,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게 사측의 공식입장이다.

사측은 그러나 점거농성을 주도한 노조 간부 등 경찰조사를 받는 노조원들은 형사처벌을 받으면 사규에 의한 인사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함께 공식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고용 유지 대상에서 제외될 개연성이 크다. 결국 974명중 앞서 무급 휴직을 신청한 220여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750여명 중에서 240여명을 골라내는 '3대1 경쟁률'의 선택이 남은 것.

회사(쌍용자동차)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각각의 입장을 견지했지만, 이제 그 결과는 '남을 자와 떠날 자'라는 너무도 다른 차이로 되돌아 오게 된 것. 내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동료'를 버려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설사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채권단의 지원 등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일단, 파국은 모면했지만, 쌍용차가 정상화의 길을 여는 데는 적지 않은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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