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 골프장
태릉 골프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오전 12시부터 시작하는 티오프를 하게 되면 하루 종일 햇볕 아래서 고생을 하여야 합니다. 땀이 비 오듯 나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져 스코어도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여름에는 한낮을 피하고 새벽 이른 아침을 선호하는 골퍼들이 있습니다. 아침에 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차도 막히지 않으니 집에도 일찍 올 수 있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른 새벽시간을 싫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비몽사몽간에 볼을 치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몇 홀밖에 남지 않았고, 평소보다 스코어도 형편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개인의 신체리듬에 따라 다르겠지요.

필자 같은 경우는 아침에 운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습관이 그리 들어서인지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은 한 낮보다는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깨는 새벽시간을 더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새벽 첫 티오프는 피하시기 바랍니다.

골프장 마다 다르겠지만 첫 팀부터 밀리게 되면 하루 종일 전체 팀이 밀리게 된다며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도우미들이 많이 있습니다. 웬만큼 따라붙을 실력이 있어 자기 볼만 열심히 치면 별문제가 없지만 일행 중에 골프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골퍼라도 있으면 팀 분위기가 엉망일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여름에 새벽 첫 팀으로 나가본 적이 있는데 그늘 집은 한 번도 들리지도 못하고 전반을 한 시간 반 만에 주파한 적도 있습니다. 일 미터 이내의 퍼팅은 무조건 오케이를 주고 어쩌다 오비라도 나는 경우에는 볼 찾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분위기가 좋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우미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주말에 볼을 치다 보면 종종 몇 개 홀에서 밀리는 경우를 볼 수가 있는데 앞 팀들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적정 팀보다 더 끼워놓은 골프장 측의 책임이 더하겠지요. 하지만 어떻겠습니까? 수요보다 공급이 딸리는 주말골프의 현실인데…

지난주에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골프장인 태릉 군 골프장을 가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골프장으로 군 관련 단체에서 운영한다 하여 예상은 해봤지만 코스가 아기자기하여 공략하는 재미가 큰 골프장이었습니다. 티박스에서 그린이 바로 보이는 홀은 몇 개 되지 않고 대부분이 도그래그 홀들로서 코스를 알아야만 공략할 수 있는 골프장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들이 페어웨이 양쪽에 늘어서있어 티샷이 정확하지 못하면 영락없이 레이업을 해야 되어 스코어를 까먹는 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린도 무난한 편이 아니라 사전에 한번 돌아본 사람만이 공략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도우미 말에 의하면 본인 헨디보다 서너타가 더 나오는 골프장이라 합니다.

필자 생각에는 주위에 골탕 먹이고 싶은 골퍼가 있으면 같이 가서 혼을 내줄 수 있는 골프장이었습니다. 페어웨이도 높낮이가 심하고 조금 볼이 멀리 나가는 장타자는 코스를 모르면 영락없이 오비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인 코스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골프장의 특징은 장타자보다는 또박또박 정확히 보내는 골퍼가 유리합니다. 코스도 그리 길지 않아 눈에 보이는 페어웨이 한복판으로 티샷을 200여 미터 정도만 보내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너 번쯤은 코스를 돌아본 골퍼에게 절대로 유리한 골프장인 것입니다.

우리 독자 분들도 기회가 되면 한번쯤은 가볼 만한 곳입니다. 또박 또박 코스를 공략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코스에 적응되기까지는 내기는 하지 마십시오. 함정이 많은 홀들이 많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