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무차별 낙하산 투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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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어 증권업계로 확산
"대구·경북 등 지역 편중" 지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금융권 및 정치권 전반의 변화·개혁을 외치며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연일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출범 초기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 내각으로 민심을 들끓게 하더니 최근에는 민관을 가리지 않는 낙하산 인사로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특히 낙하산 인사의 대다수가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편중 인사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 이어 민간회사까지
증권업계가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다음달 5일 주총에서 임기영 IBK투자증권 사장을, 우리투자증권은 오는 29일 황성호 PCA투자신탁 사장을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사장에 내정된 임기영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캠프를 거친 경력이 있으며, 황성호 내정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를 나왔다.

특히 전임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의 경우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특별한 이유 없이 물러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올초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에 내정된 이휴원 사장도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동지상고 출신이다.

은행권의 경우 이미 'MB맨'들이 대다수 금융지주사 회장 자리에 앉아 있다.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선거캠프 경력이 있으며,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고려대 출신이다. 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도 이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이다.

금융공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주택금융공사 감사에는 신현태 한나라당 전 국회의원이 유력시 되고 있으며, 산업은행에서 분할돼 설립될 정책금융공사(KPBC) 사장에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던 유재한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역 편중 심각"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가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민주주의의 역행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장차관급과 정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의 경우 영남지역 인사로 편중돼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과 원세훈 국정원장, 김경한 법무장관, 정동기 민정수석, 김종태 기무사령관이 경북 출신이며, 임채진 검찰총장은 경남 출신이다.

금융권 역시 지역편중 인사로 영남출신이 아니면 명함도 못내민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수협중앙회의 이주형 대표와 배성환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김영기 산업은행 부총재 모두 대구·경북 출신이다.

올초 민주당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장차관급 및 공공기관장 등 32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가 영남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이 은행을 '금융기관'으로 부르는 것은 관치시대의 느낌이 강하다며 명칭을 변경하는 것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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